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인기 K팝 가수들의 콘서트나 팬미팅 등 공연행사가 있을 때마다 국내외 팬들이 '플미충'에 피해를 입는 일이 빈번하다. 플미충은 인기 연예인들의 공연 티켓을 선점해 웃돈(프리미엄)을 붙여 파는 온라인 암표 거래상을 말한다. 2010년대 초반부터 K팝을 비롯, 국내 공연문화가 활성화되고, 온라인 비대면 거래가 활발해지며 수면 위로 떠오른 고질적인 문제다.
최근 진행된 BTS의 월드투어 파이널 콘서트가 대표적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26~29일 잠실에서 열린 BTS 콘서트표의 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공연 한 달 전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 정가(11만원)의 63배에 달하는 700만원에 거래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H.O.T나 슈퍼주니어의 콘서트 입장권도 각각 정가의 10배가 넘는 212만5500원, 125만원에 유통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공연산업 발전에도 부정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음악공연사업은 2017년 944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 업계에선 온라인 암표 피해가 지속 발생하면 이 같은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이에 따라 업계 자체적으로 플미충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지난 6월 BTS의 팬미팅이 열린 부산에선 주최 측과 관객 사이에서 소동이 일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해 공연 예매자와 관람자가 동일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는데, 이에 따라 웃돈을 얹어서 표를 구매한 팬들의 입장이 가로막히며 충돌이 빚어진 것. 근본적인 온라인 암표문제를 근절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문제가 이어지가 결국 관계당국이 칼을 빼들었다. 경찰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경찰은 이달 1일 예매조작 프로그램 매크로를 돌려 인기 아이돌 공연 암표를 팔아 수 억원의 폭리를 취한 온라인 암표조직을 적발했다. 지난 7월부터 특별 단속을 추진한 데 따른 성과다.
하지만 암표 거래 자체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법망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암표 판매는 경범죄에 속해 적발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만 받는데, 이마저도 현장 거래만 해당될 뿐, 온라인의 경우에는 처벌하는 기준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일본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리는 것과 차이가 있다.
국회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진전이 더딘 상황이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6월 온라인상 암표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연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지만 여전히 계류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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