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몰아치는 '연내시한' 압박…美엔 협상용의, 南엔 최후통첩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 2019.11.15 10:19

[the300]北국무위 대변인 이어 김명길·김영철 잇따라 담화 발표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양덕온천문화휴양지건설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15일 보도했다. 2019.11.15.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북한이 미국에 북미협상의 연내 시한을 압박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위협하는가 하면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고 하는 등 양면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선 금강산 관광 남측시설의 ‘일방철거’를 언급하며 압박을 강화했다.

미국이 북한에 다음달 실무협상을 갖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북한이 바라보고 있는 연내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지난 14일 발표한 담화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제3국을 통해 다음달 중 양국간 협상 재개 의사를 전달했다고 공개했다.

김 대사는 "우리는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시간에 미국과 마주 앉을 용의가 있다"며 “연말 시한부를 무난히 넘기기 위해 우리를 얼려보려는(달래보려는) 불순한 목적을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면 그런 협상에는 의욕이 없다”고 했다.

김 대사의 담화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북미협상 진전을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 에스퍼 장관의 발언도 연합훈련을 비난한 북한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가 발표된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북미 양측이 간접적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협상 재개 의지를 밝힌 셈이다. 김 대사의 이번 담화는 미국의 제안을 수용해 다음달 북미 실무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연내 시한’에 매달리고 있는 북한의 조급함이 표출됐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직속인 국무위 대변인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미국이 경솔한 행동을 삼가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위협한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 대사에 이어 약 2시간 만에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 명의 담화도 냈다. 김 위원장은 에스퍼 장관의 훈련 축소 발언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뜻이라고 믿고 싶다며 대화 동력을 살리려는 미측의 긍정적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남한에 대해선 “금강산 관광지구 남측시설의 일방철거를 단행하겠다”는 내용의 최후통첩을 보냈다. 북미협상 재개를 앞두고 ‘남측이 북한 편에 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압박한 것이란 관측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금강산은 북과 남의 공유물이 아니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애당초 우리의 새로운 금강산관광문화지구 개발문제는 남조선당국이 전혀 상관할 바가 아니며 이미 그럴 자격을 상실했다. 남조선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김정은 위원장의 금강산 현지지도 사실을 보도하면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동행한 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의 남측 시설 철거지시는 미국 압박용 성격도 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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