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예방백신 없는 '흑사병' 공기중 전염된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 2019.11.15 09:04

폐 페스트, 환자 침방울로 전염…중국 등 발생지역 방문 시 주의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16년 3월 기준 전 세계 페스트 발생위험지역 분포 현황/사진=질병관리본부
중국에서 페스트(흑사병) 환자가 발생하자 페스트 전염경로, 치료제, 발생 원인 등에 대한 여러 낭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 중국에서 발생한 폐 페스트는 공기 중으로도 전염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국내에도 페스트가 유입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말 폐 페스트는 공기로 전염될까?

페스트는 페스트균에 의해 발병하는 감염병으로 △림프절 페스트 △폐 페스트 △패혈증 페스트 등이 있다. 림프절 페스트는 쥐벼룩에 물린 다음 일주일 이내에 물린 자리 주변에 통증을 동반한 림프절 종창, 발열 등이 나타난다. 폐 페스트는 폐렴증세와 오한, 객혈 등이 같이 발생한다. 패혈증 폐스트의 주요 증상은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 급성호흡부전 등이다.

이번에 중국에서 발생한 환자는 폐 페스트 환자다. 처음 환자 발생 소식이 알려졌을 때 일부 언론과 SNS상에서 폐 페스트가 공기로 감염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이는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페스트는 쥐나 야생동물에 감염된 벼룩에 물려 감염되거나, 감염된 동물의 체액 및 혈액 접촉 또는 섭취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 사람 간 감염은 환자 또는 사망자 체액에 접촉할 경우 나타난다. 폐 페스트의 경우 환자의 비말(침, 분비물)을 통해 호흡기 전파가 발생할 수 있다.

'비말을 통한 호흡기 전파' 때문에 폐 페스트가 공기 중 전파된다는 오해가 생겨났는데 호흡기 전파와 공기 중 전파는 엄연히 다른 의미다. 비말은 감염된 환자가 재채기나 기침 등을 할 때 나오는 침방울을 뜻한다. 즉 공기가 아니라 환자의 침방울에 접촉했을 때 감염되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지난해 페스트 대응 지침 자료에 따르면 과거 페스트 발생 당시 의료기관에서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페스트 감염이 효과적으로 차단됐다. 당시 의료진들은 0.5인치 두께의 면과 솜 재질로 만든 마스크를 페스트 병동에 갈 때마다 교환했다. 때문에 의료진의 감염률은 매우 낮았다.

페스트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유행지역을 방문할 경우 페스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현지에서 쥐나 쥐벼룩,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동물의 사체도 만지면 안 된다. 발열, 두통, 구토 등 페스트 증상이 나타나는 의심 환자와 접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방 백신은 없다.

현재 페스트는 마다가스카르, 콩고민주공화국, 페루 등 주로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 외 우간다, 탄자니아, 중국, 러시아, 키르기즈스탄, 몽골, 볼리비아, 미국 등에서 산발적으로 페스트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페스트는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 다만 잠복기가 짧아 초기에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 발생 후 2일 이내에는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치명률은 림프절 페스트가 50~60%, 폐 페스트와 패혈증 페스트가 30~100%에 달한다. 적절하게 치료할 경우 림프절 페스트 치명률은 15% 이하, 폐 페스트와 패혈증 페스트는 30~50%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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