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만에 사망신고 고 김용균 어머니 "서류에라도 남기고 싶어 미뤘는데"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19.11.14 13:20

"진상규명만 됐지 책임자 처벌 등 문제해결 없어"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전태일 열사 49주기인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전태일동상 앞에서 '죽지 않고 일할 수 있게, 차별받지 않게' 촛불행진 전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씨가 발언하고 있다. 2019.11.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애를 내 배 속으로 태어나게 했는데 내 손으로 다시 (사망신고를) 한다는 게, 서류 상에는 이 세상에 없게 되잖아요. 그게 싫어서 계속 남기고 싶었어요."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 사이에 말려들어 목숨을 잃은 고 김용균씨(당시 24세)가 11개월만에 법적으로 사망자가 됐다.

14일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에 따르면 김씨의 어머니이자 김용균재단의 이사장인 김미숙씨가 12일 서울 영등포구청에 아들의 사망신고를 했다. 지난해 12월10일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김미숙 이사장은 이날(14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예비군 훈련 전화가 계속 와서 이번에도 (연기)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며 "계속 미루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사망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김미숙 이사장은 아직도 사망신고를 한 것을 찜찜하게 생각하고 있다. 김씨는 "문제가 거의 해결된 것이 없어서 계속 미루고 싶었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생긴다고 하니까 시끄러운 것도 싫고 해서 신고했다"고 말했다.

왜 11개월 동안이나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어머니가 된 입장에서 서류 상에 아들의 이름을 지우기가 어려웠다고 답했다. 김미숙 이사장은 아직도 집에 아들의 짐을 모두 보관하고 있다. 한 점도 버리지 않았다.


"정부에서 대통령이 지시를 해서 특조위가 만들어졌는데 이행이 안됐잖아요. 어떤 표명도 없고, 약속해놓고 그런게 참… 진상규명만 됐지 책임자 처벌이나 (다른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같이 중요한 사안들이 하나도 이행이 안됐어요. 문제가 해결된 게 거의 없어요."

김미숙씨가 아들의 사망신고를 하기 하루 전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직 연대회의는 광화문광장에 분향소를 다시 설치했다. 이들은 "위험의 외주화 금지와 노무비 착복 중단, 직접고용 쟁취를 위해 이날부터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또 13일 오후에는 전태일 열사 49주기를 맞아 김용균재단 등의 주최로 많은 인파가 전태일 다리에 모였다. 이들은 분향소까지 촛불을 들고 행진을 했다. 김미숙씨도 당연히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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