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에 대출까지 받아 와인 사마셔야했던 이 남자…왜?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19.11.14 05:00

[피플]박민욱 파크하얏트 부산 소믈리에, 삼세번 도전끝에 한국소믈리에대회 1위 차지…"독학으로 이뤄낸 결과"

박민욱 파크 하얏트 부산 소믈리에 / 사진제공=소펙사
"급여를 모두 와인 사고 공부하는 데 썼습니다. 이도 부족해서 어머니께 도움을 구했고 대출도 받았어요."

박민욱 파크하얏트 부산 소믈리에(33)는 세번의 도전 끝에 지난달 28일 열린 제18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소믈리에는 와인을 비롯해 칵테일, 맥주, 사케 등 여러 음료를 관리하고 서비스하는 직업이다. 한국 소믈리에 대회는 프랑스 농식품부가 주최하고 소펙사 코리아가 주관하는 국내 대표 소믈리에 대회다.

박 소믈리에는 이 대회에서 2017년 3위, 지난해 2위를 차지하며 차근차근 실력을 입증해갔고 올해 마침내 우승했다. 결선은 상황에 맞는 서비스, 고객 응대, 와인과 스피리츠(증류주) 블라인드 테이스팅 등으로 진행됐다. 박 소믈리에가 4명의 결선 경쟁자 중 가장 돋보였던 미션은 와인 짝을 맞추는 과정이었다. 글라스 4잔 와인의 3종 짝 맞추기 미션에서, 박 소믈리에는 3명 참가자와 다르게 같은 맛의 와인을 골라내 짝을 맞췄다. 사실 그는 술을 잘하지도 못한다. 매번 와인을 맛보고 뱉어내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며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마신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그가 소믈리에 길로 들어선 건 2010년이다. 우연히 커피를 만지는 바리스타로 취직한 레스토랑에서 소믈리에 출신의 사장님을 만났다. 맛을 잘 감별해내는 그의 재능을 알아본 사장님의 권유로 그는 소믈리에라는 새로운 길에 도전했다. 그는 "처음엔 막연히 와인을 잘 알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며 "이것저것 찾아보다 한 잡지에서 2011년, 2012년 한국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인 이승훈 소믈리에 인터뷰를 보고, 이 분을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수소문 끝에 이승훈 소믈리에를 찾아갔고, 그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와인에 더 깊이 빠졌다. 유학을 다녀온 경험도 없고 독학으로 소믈리에 공부를 했기 때문에 힘든 순간도 많았다. 그는 "지금보다 급여를 더 작게 받던 시절이라 어머님께 도움을 구하고 카드와 대출을 받아 공부했다"고 말했다. 와인을 사는 것뿐 아니라 해외 자격증을 따야 했기에 수백만원이 돈이 들어갔지만 무모하게 그는 집중했다.


대학도 소믈리에 일을 시작한 뒤 들어갔다. 27살에 마산대 소믈리에학과를 가서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했다. 그는 잠을 줄여가며 대학 공부를 했고 FWS, CMS, WSET 와인&스피릿츠, 사케 등 소믈리에 자격증을 하나씩 취득했다. 그는 "잠을 원래 굉장히 많이 자는 편인데 잠도 줄여야 했고, 민첩하게 움직이기 위해 체중도 감량해야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일하면서 대회 준비를 했다. 그는 "혼자 시간을 맞추고 고객에게 칵테일, 맥주, 와인 서비스를 했고, 동료들에게 칵테일 레시피나 와인에 관련된 질문을 갑작스레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료들이 없었다면 이 같은 결과가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박 소믈리에는 다음달 10일부터 12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제5회 아시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그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출전하게 됐는데, 열심히 준비해 좋은 결과가 따르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18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 박민욱 파크 하얏트 부산 소믈리에 / 사진제공=소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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