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부패에 식상한 이라크 젊은이들의 '뚝뚝 혁명'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19.11.12 23:35

아리크 반정부시위의 상징으로 떠오른 삼륜차 뚝뚝

뚝뚝을 타고 바그다드 타리르광장으로 모여드는 이라크 시위대원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16년 이어져온 전쟁에 대한 식상함과 정부의 무능을 탓하는 이라크인들의 반정 시위가 '뚝뚝 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뚝뚝은 동남아서 '릭샤'로도 불리는 삼륜차로 이라크서 가장 낮은 신분의 교통수단이다. 고단한 삶에 지친 이라크의 젊은이들은 자신들 신세를 닮은 이 툭툭을 타고 반정시위의 중심인 바그다드의 타리르 광장으로 오늘도 몰려든다. 뚝뚝은 더 나은 내일을 바라는 이라크인들의 상징이 됐다.

타리르 광장에 나온 샤다드는 12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부패나 외세의 통치가 없는, 돈을 자기 주머니에 채우기 바쁜 정치인들이 없는 자랑할 수 있는 나라를 원한다"고 말했다. 의사와 결혼한 샤다드는 개인 사업체도 갖고 있는 약사로 비교적 생활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시위 현장에 몰리는 인원들은 2003년 후세인정권 몰락이후 연속된 전쟁과 복구는 뒷전인 채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정부의 부패·무능에 지친 '상실의 세대'들이 대다수다. 이들은 마땅한 일자리도, 갈 곳도 없다.

시위에 참여한 영어번역 대학생이자 그래피티아티스트인 암나 알리는 "우리에게 종교나, 정치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그저 자신들 삶의 질이 개선되길 바랄 뿐이다. 혹자들은 이라크 시위를 종교적 갈등에서 한 원인을 찾기도 하지만 시위자 대다수는 이라크의 다수 분파이자 아델 압둘 마흐디 총리정부와 같은 시아파들이다. 시위대가 바그다드 주재 이란 대사관을 공격한 것도 시아파 종주국이 아닌 정부를 좌지우지하는 외세로 본 때문이다.


마흐디 총리는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해 개혁 방안들을 내놓고 있으나 그저 두루뭉술한 청사진 뿐이다. 기다림에 지친 시위대원들은 뚝뚝에 가족들도 태우고 나와 군이 저지선을 치고 있는 줌후리야 다리에서 대치하며 정부에 압박을 가한다. CNN에 따르면 시위대에는 부모를 따라 나온 어린이들도 보인다. 정부군의 무차별 진압에도 굴하지 않는 이라크인들의 혁명 의지가 엿보인다.

암나 알리가 타리르광장으로 가는 터널입구에 그린 뚝뚝 벽화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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