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魴魚)를 방어(防禦)하라'…방어가격 사수 나선 제주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 | 2019.11.12 06:00

제주 방어 가격 잇단 폭락에도 수요 늘지 않아…비싼 가격 인식·강원도 방어 등장 등 악재 겹쳐

경북도내 최대 전통시장인 포항 죽도어시장에서 방어 판매 상인이 자신의 몸집만한 방어를 들어보고 있다. / 사진 = 뉴스 1


겨울철 별미로 불리는 방어 가격이 최근 크게 떨어져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달 제주도 내에서 어획한 중방어·대방어 등 방어는 kg당 평균 1570원에 판매됐다. 도매시장 기준 제주산 방어의 평균 가격은 2017년 kg당 6670원, 2018년 kg당 3940원(10월 기준)으로 크게 떨어졌으며, 올해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 인근서 방어 어획량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방어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도매시장에 나오는 제주산 방어의 어획량은 2017년 3톤에서 2018년 49톤으로 크게 늘어난 뒤 올해는 7톤(10월 기준) 으로 지난해 보다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방어는 온대성 회유어종으로 한국의 동해안과 일본·대만을 거쳐 하와이까지 분포해 있는 물고기로, 최근 바다의 수온이 올라감에 따라 제주도 등지에서만 잡히던 방어가 강원도 일대에서까지 잡히고 있다.

방어 가격이 하락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이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도 제주도 방어 도매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방어회를 파는 쇼핑몰인 O사이트에서는 400g 기준 4만 3900원에 판매되며, B 배달 전문앱에서는 10kg 이상의 대방어가 1인분 300g에 3만 8000원이 넘어 선뜻 지갑을 열기 힘들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원래' 비싼 방어 가격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얘기다.

21일부터 24일까지 모슬포항 인근서 열리는 최남단방어축제. / 사진 = 최남단방어축제 홈페이지


관련 업계는 방어 축제를 열고 멀어진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는 21일부터 제주도 서귀포시 모슬포항에서는 제 19회 '최남단 방어축제'가 24일까지 열린다. 약 6000여 마리의 방어가 확보된 이번 행사에서는 방어가 비싸다는 편견을 깨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행사에서는 방어를 맨손으로 잡거나 어시장 선상 경매·대방어 해체쇼 등 여러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며, 무료 시식회도 열려 제철을 맞은 '겨울 방어'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모슬포수협은 모슬포수협 위판장에서 중방어를 마리당 1만원 내외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국내 대형 마트와도 방어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협상을 진행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방어'인식을 심어 줘 방어소비를 촉진하는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강원 등지에서 방어가 잡히기 시작한 이상 비싼 운임을 지불할 수밖에 없는 '제주 방어'의 한계가 왔다는 우려도 적잖다. 모슬포항에서 잡히는 '모슬포 방어'와 강원도 고성 등지서 잡히는 '강원도 방어'가 맛에서도 큰 차이가 없는데, 비용까지 비싸다면 굳이 제주도 방어를 소비할 필요가 없단 뜻이다. 실제로 강원도 죽왕수협과 제주 모슬포수협의 2012~2015년 입찰 연황을 살펴보면, 2012년 제주의 입찰 금액은 14억 7000만원서 15년 6억 2000만원으로 줄어들었지만 같은 기간 강원도의 입찰금액은 9억 4000만원서 21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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