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한양행, 테라젠이텍스와 '3년 백기사' 약정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19.11.11 18:07

메드팩토 상장 앞두고 최대주주 테라젠 경영권 안정 협약

유한양행이 유전자 분석기업 테라젠이텍스 보유지분 전체를 최소 3년 보유하기로 테라젠이텍스와 약속했다. 테라젠이텍스 관계사 메드팩토가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경영권 안정을 위한 장치인데 테라젠이텍스는 장기간 강력한 우호세력을 옆에 두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1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테라젠이텍스 지분 8.1%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메드팩토 대표이자 테라젠이텍스 최대주주인 김성진 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이 확약은 테라젠이텍스가 18.1%의 지분을 보유한 관계사 메드팩토가 상장을 앞둔 시점에 체결됐다. 테라젠이텍스 경영권이 바뀌면 결과적으로 메드팩토 주인 역시 바뀌는 결과를 초래해 자칫 메드팩토 주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실제 테라젠이텍스 지배구조는 그리 안정적인 편이 아니다. 김성진 대표가 3.4%의 지분을 보유한 것을 시작으로 김 대표 가족과 임원 등이 9.8%를 보유한 게 전부다. 김 대표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한 게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이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시도할 경우 경영권 향배가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구도다. 조욱제 유한양행 부사장은 현재 테라젠이텍스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메드팩토는 테라젠이텍스를 비롯해 김성진 대표(12.3%) 등 특수관계인이 40.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다시 말해 테라젠이텍스를 인수하면 메드팩토까지 손에 쥐는 셈이다.


메드팩토 상장을 계기로 테라젠이텍스는 적어도 3년간 유한양행 보유물량의 유동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한발 더 나가 유한양행을 완벽한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수확까지 거뒀다.

테라젠이텍스 관계자는 “12월 메드팩토 상장을 앞두고 지배주주의 경영권이 주가와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어 안전장치로 유한양행과 협약을 체결했다”며 “테라젠이텍스와 특수관계인들도 상장일로부터 3년간 메드펙토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보호예수를 걸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2012년말 경영참여 목적으로 테라젠이텍스 주식 250만3128주를 1주당 약 8000원씩, 200억원에 사들였다. 메드팩토는 항암제 신약개발기업으로 1주당 3만4000~4만3000원 사이에 신주를 발행하고 12월19일 상장(예정)한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3435억~4344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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