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 사임한 볼리비아 대통령 누구…최장 집권·최초 원주민 출신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 | 2019.11.11 11:11

'부정선거 의혹'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사퇴…경제 발전시켰으나 독재 야욕으로 물러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엘 알토 군사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볼리비아 역사상 최장 집권한 대통령인 에보 모랄레스(60)대통령이 부정 선거 논란 속에 결국 사임했다.

10일(현지시간) 모랄레스 대통령은 볼리비아 엘알토 군사기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의 안정을 위해서 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달 20일 대선 1차 투표 직후 개표 조작 의혹에 항거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 20일 만의 사임으로, 2006년부터 13년 간 집권해 온 모랄레스 대통령의 임기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날 사임 회견에 앞서 미주기구(OAS)의 '1차 대선은 부정선거였다'는 발표가 있었으며, 모랄레스 대통령은 재선거 실시 발표와 선거 최고재판소장의 사퇴라는 강수를 두었으나 군부가 모랄레스 대통령 사퇴를 주장함에 따라 결국 대통령직을 내려놓았다.

방한중인 에보 모랄레스 아이마 볼리비아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경제4단체장 오찬에 참석,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모랄레스 대통령은 볼리비아의 좌파 성향 정당인 사회주의를 향한 운동당(MAS)당 소속의 정치인으로, 볼리비아 역사상 최장기 집권 대통령이자 최초의 원주민 출신(Aymara 족) 대통령이다. 남미 좌파 혁명의 상징적 인물인 체 게바라(Che Guevara·1928~1967)를 동경하고 유사한 성향을 지닌 정책을 내놔 '볼리비아의 체 게바라'라고 불린다. 2006년 선거 당시에는 체 게바라의 딸인 알레이다 게바라가 모랄레스 대통령 공개 지지 선언을 하기도 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가장 큰 성과는 집권 이후 천연가스 사업 국유화 조치를 통해 재정 수입을 확충, 복지 정책을 시행해 서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은 것이다. 집권 전 1인당 GDP도 1000달러 수준에서 2014년 3000달러가 넘게 성장시켰으며, 볼리비아의 문맹률 개선과 인프라 구축에 노력을 기울여 볼리비아의 재정 적자를 해소하는 등 경제적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2007년 개헌을 통해 대통령 연임을 가능하게 바꾸고 재선했으며, 2016년 4선 연임은 불법이라는 국민투표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에 항소해 4선 도전이 합법이라는 판결을 받아냄으로서 독재자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이후 2019년 1차 대선 개표 과정서 개표가 중단되었다가 재개되자 2위 후보와 큰 격차로 지지율을 내는 등 부정 선거 의혹이 일자 볼리비아 전역에서 하야 시위가 일어났다.

이후 모랄레스 대통령은 시위를 쿠데타로 규정하고 군부와 경찰의 지지를 호소했으나, 군부는 주둔 기지에 백기를 내거는 등 중립 의사를 표명해 오다 10일 총 사령관 윌리엄스 칼리만 장군이 "모랄레스 대통령이 사퇴해야 사회적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발언하자 지지 기반을 잃고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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