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급증하는 '카푸어'… 17년 만에 최고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19.11.11 11:00

車 팔아도 대출금 못갚는 역자산 상태 33%… 차값은 매년 상승세인데 임금 제자리

/AFPBBNews=뉴스1
미국에서 '카푸어'(car-poor)가 급증하고 있다. 자동차 가격은 매년 오르는데 임금은 제자리인 탓에 자동차 대출만 계속 늘고 있어서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동차 정보업체 에드먼즈의 통계를 인용해 올해 1~9월 신차를 구입한 이들 중 자동차를 팔아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역자산 상태에 빠진 비율이 33%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7년 만에 최고치이자,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9%)보다 1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들이 새로 차를 살 때마다 갚아야 할 금액도 늘고 있다. 카푸어들이 자동차를 팔아 대출금을 일부 갚고도 추가로 갚아야 하는 금액은 5년 전 평균 4000달러에서 현재는 25% 증가한 5000달러가 됐다.

WSJ는 한번 대출을 끼고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은 차를 바꿀 때마다 새로 대출을 받아 이전 대출금을 갚는 식으로 '돌려막기' 하면서 빚이 계속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WSJ는 하와이 거주자의 사례를 들어 이전차를 매각하고도 대출금 1만2500달러가 남아 GM의 트럭을 새로 사는 데 6만6000달러의 새 대출을 받았다고 소개했고, 올해 40세의 다른 사람은 지프사의 2만7000달러짜리 SUV를 사려고 4만5000달러를 대출받았다고 전했다.


에드먼즈에 따르면 역자산 상태에 빠진 이들이 구입하는 자동차 평균 가격은 3만3312달러인데, 이를 위해 대출 받는 금액은 평균 3만9105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소비자들은 평균 3만8321달러짜리 차를 샀고, 이를 위해 빌린 금액은 3만191달러로 집계됐다.

역자산 상태에 빠진 이들은 자동차 대출액이 상대적으로 클 뿐 아니라, 대출 기간도 70개월 이상으로 길다. 이들은 다른 소비자(5% 초반)보다 더 높은 7%대의 이자와 더 많은 월납입금을 낸다. 역자산 상태인 이들의 월 평균 납입금은 640달러로 다른 소비자들(521달러)보다 119달러 더 많았다.

이렇게 카푸어가 늘어나는 것은 자동차 가격이 매년 상승세이면서 노동자들의 임금은 제자리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대출이 쉬워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3.6%로 50여년 만에 최저치를 보이며 구직자가 원하면 일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지만, 노동자들의 임금은 막상 제자리 걸음이다. NYT는 2017~2018년 평균 임금 상승률은 2~3%에 그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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