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를 기업자산으로"…회계는 진화中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 2019.11.11 05:10

"기업 사회적가치 창출 노력, 지속가능성 하락 막는 보험 역할"

회계 /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동남아시아 국가의 강변마을에서 생선을 튀긴 기름을 강에 버려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됐다. 한 기업이 튀긴 기름을 사용하는 전등을 개발해 오염문제를 해결했다.

이같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기업활동을 재무제표에 넣을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또 이같은 사회적가치를 기업의 자산으로 표기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최근 회계업계 및 학계에 던져진 중요한 화두다.



사회적가치를 '재무제표'에 넣자…'도발적 질문'


정도진(중앙대)·박성환(한밭대) 교수 등은 지난 9일 열린 한국회계정보학회 추계학술발표대회에서 '사회적가치 통합재무보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창출한 사회적가치는 그동안 상품을 판매해 얻은 매출·영업이익 등과 명확히 구분돼왔다. 투자자들도 그저 '좋은 일을 한' 기업으로 인식했을 뿐 실제 투자판단에 중요변수로 작동하지 못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기업이 사회적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보험'의 역할을 한다고 봤다. 이는 경제적가치가 곧 기업의 가치라는 기존 공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연구진은 현행 재무제표 체계 안에서 사회적가치와 관련된 수입과 비용, 자산과 부채를 어떻게 정교하게 구분하고 다시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




미래 사회적가치의 '현재가치'를 수치화…기업자산에 반영된다면?


먼저 현행 손익계산서에 사회적가치를 구분하는 일이 필요하다. 1만원의 매출을 올린 전등판매 회사의 매출원가가 6000원이면 매출총이익은 4000원이 된다. 이 회사가 튀긴기름을 사용하는 전등을 2000원에 판매해 강의 오염문제를 해결했더라도 기존 손익계산서 상에는 '매출'로 잡히게 된다.


연구진은 먼저 매출계정 밑에 '사회성과매출'이란 항목을 새로 만들어 이를 2000원이라고 기재했다. 하지만 이는 사회성과와 관련된 재무정보를 확인하는 데에 그친다. 특히 창출된 사회적가치가 전혀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는 문제점이 생긴다.

이에 연구진은 오염감소로 인한 사회적가치의 현재가치(1000원 추정)를 재무제표에 추가로 반영했다. 그 결과 사회성과매출은 3000원으로 오르고 매출과 매출총이익에도 사회적가치 1000원이 추가로 반영된다.

연구진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처럼 새롭게 창출해낸 사회적가치 1000원을 기업의 자산에 포함시킨 것. 자산계정 아래 '내부창출사회성과자산'이란 항목을 만들었고 이는 기업자본의 확대로까지 이어진다.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30일 서울 한남동에서 열린 사회적가치연구원 이전 개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그동안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서울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으나, 조직과 기능이 확대되면서 독립된 공간으로 확장 이전을 하게 됐다. (SK 제공) 2019.7.3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K '더블바텀라인' 1단계, 이제는 2단계로 진화中


이날 발표를 맡은 박성환 한밭대 교수는 "기업이 1000원에 해당하는 사회적가치를 창출했지만 대가를 받은 것은 아니다"며 "그만큼 축적된 자산이 '내부창출자산'이다. 이런 사회성과를 자산에 누적되는 식으로 반영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해봤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SK그룹에는 더블바텀라인(Double Bottom Line, DBL)이라는 사회성과 측정방식이 있다"며 "그것을 저희들이 고안한 방식으로 논리를 좀 더 보완해 새롭게 재측정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블바텀라인은 지난해부터 SK그룹이 도입한 새로운 회계시스템이다. 손익계산서 맨 끝에 당기순이익을 적어 경제적가치를 강조한 기존 회계방식이 '싱글 바텀라인'이라면 이와 별도로 회사가 창출한 사회적가치를 집계한 새로운 손익계산서를 추가하겠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이 두 개의 '라인'을 통합한 재무제표를 구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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