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도 자산이다?…기업 절반이 이자비용 없는 이유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 2019.11.09 10:00

[이지경제]비금융 법인기업 69만개 중 절반은 이자비용 0…무차입 경영 이유? '금융비용 자산화'

/사진=ITER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비영리 법인기업 69만2726개 중 32만9870 곳은 이자비용이 0원이다. 전체 기업 중 절반에 가까운 33만개가 이자비용이 없다.

대부분은 낮은 신용도로 차입여건이 되지 않는 기업이지만, '금융비용의 자산화'를 통해 실제로 이자를 지불하면서도 회계상으로는 비용으로 계산되지 않는 기업 수만개가 포함돼 있다.

금융비용 자산화란 자금조달에 따라 발생한 이자를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산에 더해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평가액 100억원 규모 건물을 짓는데 들어가는 총 이자비용이 10억원이라면, 자산규모를 110억원으로 회계처리하는 것이다. 공사기간이 1년을 넘으면 자산화가 법적으로 의무다. 건물이 완공된 후 중장기간 감가상각하는 방식으로 금융비용을 대신한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비용 자산화는 주로 부동산 개발업을 영위하는 기업에서 실시한다.

회계상 '자산'은 장래에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말한다. 당연히 개발 도중에는 건물 또는 토지를 이용해 돈을 벌 수 없다. 이자를 실제로 지불하는 달에 회계적 비용으로 처리하면 이익을 가져오는 기간(완공후 수십년)에 비해 비용지불기간(건설기간 등)이 지나치게 짧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단기간 금융비용을 과대인식하게 돼 회계상 적자를 보게되는 기업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는 기업 건전성을 실제보다 나쁘게 보이게 만들고, 주식채권시장 등 금융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게 한다.

한은은 이자비용이 0인 기업 33여개 중 수만개 기업이 금융비용의 자산화 때문에 이자부담을 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나머지 기업들은 신용이 좋지 않아 차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자비용을 자산화하는 기업들을 통계적으로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다. 기업상황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지표인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과 이자비용간 비율)을 집계하는데 있어 중요한 쟁점이다. 인력과 자료의 한계로 차입이 없는 기업과 자산화시킨 기업을 구분하기도 어렵다. 한은은 지난 2016년부터는 회계상 이자비용이 존재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통계를 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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