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노라조'의 이미테이션 가수 '불러조'가 등장하면서 진짜 가수를 따라하는 '이미테이션 가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근 한 커뮤니티에 "노라조를 베껴서 행사 다닌다는 그룹"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되고 행사 포스터와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는 그룹 노라조의 멤버 조빈(45)과 원흠(39)의 복장과 머리 모양을 비슷하게 흉내낸 2명의 남성이 "행사가 있으면 불러주신 곳으로 간다"는 트위터 게시물이 담겼다.
게시물에 따르면 '불러조'는 단순히 옷이나 머리 등 외형만 흉내낸 것이 아니라 '고등어''사이다'등 노라조의 대표적인 곡들을 지난 8월부터 행사에서 불러 왔으며, '노라조를 불러조'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하거나 '고등어'노래를 송도 고등어 축제서 열창하는 등 여러 모로 노라조로 오인될 만한 활동을 이어 왔다.
노라조의 팬들은 "노라조에게 정당한 대가는 지불하고 사용하는 것이냐" "법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지만, 노라조의 소속사인 '마루기획'이 "사전에 협의되지는 않았지만 나쁜 뜻 없이 좋아서 따라하신 팬인 것 같다"며 대응 의사를 보이지 않아 일단락됐다.
본래 가수를 비슷하게 따라하는 이른바 '이미테이션 가수'들은 '불러조'외에도 여러 가수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칠(현철)·싸군(싸이)·넘진(남진)등 본래 가수와 유사한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미테이션 가수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섭외비, 넉넉한 일정 등으로 급하게 가수가 필요한 행사나 결혼식·지방 이벤트 등 작은 행사에 참여해 흥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JTBC에서는 모창 가수들과 진짜 가수들을 구분하는 음악 예능 '히든싱어'를 방영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아예 모창 가수들을 중개하는 전문 업체까지 등장했다.
그렇다면 본래 가수를 비슷하게 흉내내 이득을 챙기는 이미테이션 가수의 모창은 어디까지가 합법일까.
모창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지난 2008년에 '박성민'이라는 예명을 사용해 가수 박상민(55)행세를 하며 밤무대 활동을 해온 이미테이션 가수 임모씨의 판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를 보면, 재판부는 "유명 가수를 모방해 이미테이션 가수 활동을 하는 것은 진짜 가수를 접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대리만족을 줄 수 있다"면서 "절묘한 모방 자체로도 듣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줄 수 있으므로 모창 자체가 금지되어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렇지만 재판부는 임모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하면서 "이미테이션 가수 활동으로 타인의 정당한 권익침해행위를 했다면 위법의 소지가 있다"면서 "이미테이션 가수임을 밝히지 않고 자신이 실제 모방 대상인 가수인 것처럼 행세했다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돼 유죄"라고 판결했다. 모창으로 영리행위를 하는 것까지는 금지하기 어렵지만, 자신이 이미테이션 가수인 것을 알리지 않고 '진짜 가수인 것처럼'행동했다면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의미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2조에는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상호 등과 유사한 것을 사용해 타인의 영업과 혼동하게 하는 것'을 부정경쟁행위로 보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모방으로 인해 생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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