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CEO들 "'타다'도 막은 정책…누구 위한 공정인가"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 2019.11.05 10:12

중견련 조성욱 공정위원장 초청 강연회서 기업들 볼멘소리 이어져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5일 서울 쉐라톤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초청 특강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중견기업연합회

"솔직히 요즘 우리 중견기업인들이 우려하는 것은 어떤 공정이 이야기되고 무엇을 위한 정의, 누구를 위한 평등을 이야기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는 점입니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5일 개최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조찬강연회에서 중견기업인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중견기업인들은 조 위원장에게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이 얼마나 필요한지 잘 알고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현장에서는 정책이 목적과는 달리 기업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조찬강연회에서 조 위원장은 "공정한 경쟁 규칙이 준수되는 시장 환경이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을 대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생태계의 기반"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혁신, 성장할 수 있는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엄정한 법 집행과 구조개선 방안 모색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중견기업의 55.8%가 수탁·위탁 거래를 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와 상생협력의 객체이자 주체인 중견기업의 적극적인 공정거래제도 활용 및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상생협약 체결이나 자율적인 공정거래 법규준수 등의 도입이 필수적"이라며 중견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중견기업인들은 "대부분 공감하지만 공정거래법이 기업활동을 옥죄서는 안 된다"고 반응했다. 강 회장은 강연 전 모두발언에서부터 최근 검찰에 기소를 당한 승차공유서비스 '타다'를 언급하며 정부의 과도한 공정정책 집행을 질타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에서 벌어진 우버 관련 소송에서도 '공정거래법은 경쟁자를 지키는 게 아니라 경쟁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고 판결했다"며 "공정거래법이 새로운 시장진입 자체를 막으면 우린 마차를 타고 주판을 써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도 강연 후 "공정과 정의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정책이 기대목적과는 달리 투자확대와 기업가 정신 발의를 저해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며 "우리나라가 경제민주화라는 이름 하에 여러 가지 법안을 홍수처럼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병오 형지 회장도 "요즘 기업인들은 경기가 어려워 죽을 지경"이라며 "기업인들을 좀 이해해주는 공정위원장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조 위원장은 "정부가 기업에 부담을 늘리겠다는 생각은 아니다"며 "기업하시는 분들 규모와 업종에 상관없이 목소리를 많이 듣고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도 공정거래법을 조금 더 준수해주고 관심 가져달라"며 "그게 우리 경제를 위해 또 한번 공헌하는 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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