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역사교수 "日 욱일기 올림픽서 반드시 금지돼야"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19.11.04 16:28

알렉시스 더든 "일장기와 다른 욱일기, IOC가 금지할 수 있어…한일관계 악화에 미국도 책임"

2013년 10월27일 도쿄 북부 사이타마현 소재 육상자위대 아사카 훈련장에서 전범기인 욱일기가 등장한 모습. /사진=AFP

한 미국 역사학자가 "일장기와 욱일기는 엄연히 다르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나서서 2020 도쿄올림픽에서의 욱일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 역사학 교수는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낸 기고문에서 "공포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일본 욱일기는 도쿄올림픽에서 반드시 금지돼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더든 교수는 욱일기는 "국기가 아닌 군용기"라며 일장기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글에서 "붉은색 광선 16개를 가진 욱일기는 1870년부터 2차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일제의 전쟁기로 쓰였고, 1954년 이후 일본 해군인 해상자위대를 상징하는 군용 깃발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먼저 (도쿄올림픽에서의) 욱일기 사용에 이의 제기를 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 지배를 받은 한국은 내년 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일본은 '지금까지 깃발이 일본에서 널리 사용돼왔기 때문에 정치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거부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2028년 LA올림픽 개막식이 미국 남부연합기를 흔드는 관중들로 가득 찼다고 상상해보라"며 "내년 여름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가 등장한다면 비슷한 아픔을 주는 장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부연합기는 미국 남북전쟁 당시 노예 제도를 지지한 남부연합 정부의 공식 국기로,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통한다.


특히 더든 교수는 IOC가 욱일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욱일기는 일본의 국기가 아니므로 IOC가 도쿄올림픽에서 사용을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 "IOC 측이 세계 각국의 선수들과 그 지지자들과 함께 역사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수많은 역사학자, 활동가, 시민이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파헤쳐왔고 그 당시 생존자들이 얼마 남지 않은만큼 IOC는 역사를 배워 욱일기 금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우익에 있어 욱일기를 휘날리는 것은 2차대전 중 일본의 침략 역사를 정당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한국인 학살을 주장하는 혐한 웹사이트나 2차대전을 '해방전쟁'으로 표현하는 아베 신조 총리의 지지단체 사이트에도 욱일기가 자주 사용된다"고 전했다.

더든 교수는 미국도 이 상황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미국은 일본과 한국이 알아서 자신들의 역사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해왔지만 한일관계 악화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한일 안보협약조차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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