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핏빗 인수한 진짜 이유…기기보다 데이터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 2019.11.04 15:52

구글, 핏빗 건강정보 가치 높게 평가… 헬스케어 경쟁력 강화 노려

핏빗의 스마트워치 '버사2'.
구글이 웨어러블 기기 업체 핏빗 인수로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핏빗의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헬스케어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이를 통해 급성장 중인 헬스케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 선점을 노린다.

◇핏빗 품은 구글, 웨어러블 사업기반 구축=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 1일 핏빗을 21억달러(약 2조45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핏빗은 한국계 미국인 제임스 박 CEO(최고경영자)가 2007년 공동창업한 웨어러블 기기 업체다. 걸음 수, 달린 거리, 소모 칼로리 등 운동량과 심장박동 수, 수면시간 등 건강 정보를 측정하는 스마트워치 제품을 생산한다. 핏빗 누적 판매량은 1억대를 돌파했으며, 사용자는 2800만명 이상이다.

구글 외에도 페이스북 등이 핏빗 인수 경쟁에 나섰으나, 2배 이상 가격을 제시한 구글이 핏빗을 품에 안았다. 구글은 핏빗 인수로 단숨에 전 세계적인 웨어러블 사용자 기반을 확보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핏빗(점유율 9.8%)은 애플(46.4%), 삼성전자(15.9%)에 이은 3위 업체다.

구글은 핏빗 인수를 계기로 웨어 OS(운영체제) 기반 웨어러블 생태계 확장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릭 오 스텔로 구글 하드웨어 수석 부사장은 "핏빗은 웨어러블 시장의 개척자로 매력적인 재품과 경험, 활기찬 사용자 커뮤니티를 만들었다"며 "핏빗과 긴밀히 협력하고 AI(인공지능)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통합해 웨어러블 혁신을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핏빗 '데이터'로 헬스케어 경쟁력 강화 노리는 구글= 관련 업계에선 핏빗의 방대한 건강 정보 데이터베이스(DB) 확보를 위해 구글이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구글의 신사업 중 하나인 헬스케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데이터 기반 확보라는 것. 구글은 IT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선점을 위해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구글의 핏빗 데이터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구글의 헬스케어 계열사 베일리는 2015년 구글X에서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이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질병 진단, 치료, 의료 기기 개발, 건강 정보 분석 등 헬스케어 전반에 대한 R&D(연구개발)다. 지난해 알파벳 자회사로 설립된 구글헬스는 '알파고' 개발사 딥마인드의 의료 사업부문인 딥마인드헬스를 흡수했다. 딥마인드는 2016년 의료 정보를 취합해 의사, 간호사 스마트폰으로 급성 신장 손상 의심 환자를 알려주는 앱 '스트림즈'를 개발했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핏빗 데이터를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글은 이런 불안감을 의식해 핏빗 건강 정보를 광고에 활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데이터 투명성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핏빗 사용자에게 데이터 검토, 이동, 삭제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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