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백 예보 사장 "저축은행 추가 부실 대비 기금 '0원'"

머니투데이 대담=강기택 금융부장. 정리=이학렬 기자. 사진=김창현 기자  | 2019.11.05 05:40

[머투초대석]"예금자보호한도 상향, 보험료 증가 등 소비자 전가 우려 고려해야"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보험과 저축은행 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예보료 인하 요구에 대해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온 착오송금 구제제도의 경우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는데 제도가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위 사장은“안전한 예금, 따뜻한 금융, 행복한 국민”이라는 비전에 따라 예금보험제도를 개선하고 과거 저축은행 피해자의 예금을 돌려주기 위한 채권 회수에도 만전을 기해 왔다. 머니투데이는 취임 1주년을 맞은 위 사장을 지난 28일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들었다.

-취임 후 사회적 가치 실현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성과를 말해 달라
▶전담조직인 사회적 가치경영부를 설치하고 서민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채무재조정 활성화와 경제적 재기 지원 등을 벌여왔다. 특히 채무자 중 상환능력이 부족한 취약계층에 대한 채무조정시 원금감면율을 10%포인트 확대하고 신청서류도 간소화했다. 채무조정을 받은 채무자를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하고 취업을 알선했으며 서민금융진흥원과 연계한 자금지원 등 경제적 재기지원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예보가 관리 매각하고 있는 파산저축은행의 담보자산 중 장기간 매각되지 않고 남아 잇는 공실상가 등을 청년, 지역주민, 사회적 약자를 위해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해 왔다.

-취임사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조했다. 착오송금 구제사업도 그 일환으로 안다. 어떻게 되고 있나
▶지난해 은행권 기준으로 약 2396억원의 착오송금이 발생했고 그 중 절반인 1219억원이 반환되지 않고 있다. 받는 사람이 돌려주지 않으면 소송을 통해 돌려받아야 하는데 소송 비용 자체가 부담이다. 하지만 예보가 피해자를 대신하면 소송까지 가는 경우가 줄어든다. 적은 비용으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착오송금 구제는 재정이 한푼도 들어가지 않고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받지 않아도 되는 사업이다.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돼 정무위원회에서 심사중이다. 향후 제도가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

-저축은행 파산 피해자를 위한 움직임도 활발했다고 들었다
▶저축은행들이 해외 투자 중 90%가 집중된 것이 캄보디아의 캄코시티 사업이다. 캄보디아 자산회수를 위해 캄코시티 사업 정상황에 조직의 역량을 집중했다. 예보의 힘만으로 안 된다고 봐서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고 지금은 정부가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대통령의 캄보디아 국빈방문 때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등 1년간 4차례 캄보디아를 직접 방문했다. 또 캄보디아 정부도 캄코시티 사업 정상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과거에 캄보디아 정부가 한국인과 한국인 간 다툼이라고 생각해 신경을 쓰지 않았다가 이제 한국 정부와 범죄인 간 다툼이라는 걸 인식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범정부 차원의 대응도 강화할 예정이다. 사장으로서 언제든 현장에서 진두지휘할 각오가 돼 있다.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보험과 저축은행 업권에서 예보료 인하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예보료 부담 완화를 위해 요율 인하를 요청하는 건 이해한다. 예보료율 인하 문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2011년 저축은행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27조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됐다. 현재까지 회수된 금액은 12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적자 계정으로 추가적인 부실이 발생하면 대응할 기금이 없다. 생보업권의 경우 기금적립 수준은 4조9000억원이다. 많아 보이지만 외환위기 때 생보업권에 투입된 8조8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1997년 생보업권의 자산이 91조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857조원으로 불어났다. 지속적인 적립이 필요하다.저축은행업권의 경우 추가적인 부실이 발생할 것에 대비 적립돼 있는 기금이 없다. 저축은행들이 내고 있는 예보료는 과거 부실을 털어내는데만 쓰이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들이 저축은행을 돕고 있는 셈이다.

-부임하면서 차등보험료율 개선을 올해 주요 사업으로 꼽았다. 어떻게 되고 있나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재무상태에 따라 보험료율을 달리하는 차등보험료율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선 평가모형과 지표를 만드는 작업이 중요하다. 지난 6월 공개토론회에서 학계의견을 들었고 업권과도 토론했다. 현재 3단계를 5단계로 세분화할 예정이다. 다만 차등폭을 확대하는 건 업권의 거부감이 커 시간을 두고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5000만원인 예금자 보호 한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감안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보호한도를 올리면 기금투입 예상액이 늘어나므로 예보료를 인상해야 한다. 이는 소비자에 전가될 수 밖에 없다. 고금리를 추구하는 예금자의 성향상 저축은행 등 고금리 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혼란도 발생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 매각 계획 발표 당시보다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 매각에 차질은 없는가
▶우리 금융지주의 잔여지분 매각은 2020년부터 3년 동안 약 2~3차례에 걸쳐 최대 10%씩 분산매각하는 것이다. 일각에서 DLF(파생결합펀드) 관련 손실을 우려하나 우리금융 지분 매각에 영향을 미치는 건 없을 것이다. 우리금융 잔여 지분 매각은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다. 주요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 PBR(주가순자산비율)이 가장 낮은데 이를 바꿔 말하면 금융지주 주식 중 가장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투자수요를 적극 발굴하는 등 매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우리금융지주 외에 한화생명 지분도 매각해야 하는데 주가 움직임 등을 보면서 팔 계획이다.

-화제를 바꿔보자. 1년간 예보를 이끌었다. 조직의 수장으로서 소회가 있다면
▶지난 1년간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업무 기반을 새롭게 마련했다. 특히 3급 이상 간부직원 200여명과 본인의 희망사항, 공사 발전방향 등을 담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소통한 것이 기억이 남는다. 200명 모두에게 짧더라도 팀장들이 보낸 자기소개서를 읽어 봤구나 라고 느껴지도록 답장을 했다. 그 과정에서 직원들과 공감대를 이룬 것 같다. 앞으로도 허물 없이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요 의사결정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계획이다.

-내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이 있다면
▶올해 중점을 뒀던 캄보디아 자산회수와 착오송금 사업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캄코시티 사업을 정상화해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3만8000명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도록 하겠다. 착오송금 피해 구제 사업도 준비를 철저히 해 소비자보호를 한층 강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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