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너무 비싸다" 현금 150조원 쌓아놓고 기다리는 버핏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19.11.03 13:47

버핏, 가격 높을 때는 투자 지양해와…지난해 "터무니없이 비싸다" 불평하기도

/사진=AFP.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투자처를 찾지 못해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미국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날 공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128억달러(150조원)의 현금 및 단기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세였던 버크셔의 현금보유량은 결국 이날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버크셔는 지난 4년 간 대형 인수합병에 나서지 않으며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버핏은 지난해 주주들에게 "좋은 장기 전망을 가진 기업들은 터무니없이 비싸다"면서 투자를 보류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실제로 기업 가격이 지나치게 높을 때에는 투자를 지양해왔다. 지난 1969년에는 투자할만한 기업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사업을 접었다. 1990년대 '닷컴 버블'로 IT 관련 기업들이 인기를 끌 때는 오히려 IT 기업 투자를 기피했다. 2005년 투자 열풍이 불자 "버크셔가 그동안 인수해 온 '좋지만 무난한' 기업들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투자에 나서지 않았다.


버핏은 오히려 불황 때 투자에 나서며 막대한 수익을 창출해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골드만삭스·제너럴일렉트릭 등 위기를 맞은 우량기업들을 기사회생 시켰다. 버핏이 금융위기 당시 투자한 돈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100억달러가 넘는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미국 증시가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위기 때 투자'하는 건수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기가 호황을 유지하면서 버핏을 유명세에 올린 그의 투자 방식이 당분간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버크셔는 다른 기업들에 비해 부진한 모습이다. 버크셔의 주가는 올해 들어 5.7% 오르는데 그친 반면 S&P500은 22% 가까이 올랐다.

버크셔는 대신 3분기에 자사주 7억달러 어치를 사들이며 연간 자사주 매입 규모를 28억달러로 늘렸다. 쌓아둔 현금을 투자하지 않는다면 자사주라도 매입하라는 일부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버크셔는 이를 위해 지난해 관련 규정을 손보기도 했다. 버크셔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억달러 증가한 79억달러, 순이익은 165억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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