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싫어하지만… 러→독 'LNG' 곧바로 보낸다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 2019.10.31 13:44

'노르드스트림2' 마지막 구간, 덴마크 승인
美의회는 '러시아 견제'…관련 기업 제재안

6월 5일(현지시간) 러시아 레닌그라드 킨기세프 인근 해역에서 노르드스트림2 파이프라인을 연결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독일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사업 ‘노르드스트림2’이 마지막 연결구간을 덴마크 당국이 승인했다. 미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발트해 해저에서 서유럽과 러시아가 직통으로 연결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덴마크 에너지청은 러시아 국영기업 가즈프롬이 덴마크 남동쪽 해저에 147킬로미터(㎞) 길이의 ‘노르드스트림2’ 파이프라인을 설치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에너지청은 이날 유엔 해양법 협약을 인용해 “덴마크는 LNG 수송 파이프라인 건설을 허용할 의무가 있다”고 성명을 냈다.

이 파이프라인은 이미 러시아와 핀란드, 스웨덴 해역에 2100킬로미터(㎞) 구간이 연결돼있다. 이번에 덴마크 해저 구간이 연결되면 독일 북부 발트해 해역에 남았던 미연결 부분이 완성된다. 독일과 러시아 사이를 잇게 되는 것이다.

덴마크는 지난 3년간 안보와 환경 문제를 이유로 파이프라인 연결을 반대해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으로서, 러시아에 대한 서유럽의 에너지 의존이 심화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덴마크 정부는 유럽연합(EU) 국가에 노르드스트림2 사업을 멈추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영국 등 서유럽 국가들이 사업을 지속하고, 연결 작업이 덴마크 해역을 빼놓고 거의 완성되자 덴마크 정부도 결국 승인했다.

가즈프롬이 주도하는 80억 유로(8조 원) 규모 사업에는 현재 독일계 우니퍼, 바스프, 윈터셸, 영국과 네덜란드계 로열더치쉘, 오스트리아 OMV, 프랑스 엔지 등이 참여했으며, 이들이 전체 자금의 절반을 출연했다. 파이프라인이 연결되면 러시아는 기존처럼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도 독일로 직접 매년 LNG 약 7000억 배럴을 공급할 수 있다. 현재 독일에 공급하는 양보다 2배 늘어난다.

파이프라인 연결의 마지막 장애물은 미국이다. 미국은 파이프라인 건설이 유럽의 대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러시아가 유럽 시장에 깊이 침투할 수 있게 한다며 반발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노르드스트림2을 두고 “러시아가 독일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건 나토에 매우 좋지 않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지난 7월에는 미국 의회가 노르드스트림2 건설에 관련된 기업과 개인을 제재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너지안보 분석가를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위협하는 데 에너지자원을 무기로 사용하는 걸 생각하면, 나토 동맹국들은 러시아 고객이 되기 전에 논의해야 할 게 많다”고 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가 자국에서 유럽으로 가스를 수송하는 가스관을 점거했다는 이유로 침공했다.

그러나 서유럽 국가들이 가격이 월등히 싼 러시아산 가스를 포기하긴 어렵다. EU는 천연가스의 69%를 수입하는데, 그중 37%가 러시아산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EU는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했으나 2017~2018년 러시아의 대유럽 가스 수출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새로운 EU 규정에 따라 노르드스트림2는 가즈프롬에서 분사해 다른 가스공급업체로 넘어가거나, 독일 규제기관으로부터 독점권한을 예외 인정받아야 한다. 독일은 이 의사 결정 과정에서 EU 입김을 배제하고, 파이프라인 사업이 ‘상업적 프로젝트’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안간힘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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