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서초동 광장 밖의 '검찰개혁'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 2019.10.31 17:26
"우리가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는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해서다. 검찰은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전방위로 수사하는 것처럼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을 수사하라."

고발인 10여명, 취재기자 4명, 촬영기자 10명 정도. 10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엔 30명도 되지 않는 인원이 모였다. 200만 넘는 인원이 꽉 채웠던 주말의 광장들과 대조적이었다.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 시민사회공동대책위는 "진정한 검찰개혁을 하기 위해 왔다"며 이같이 소리 높였다.

이들은 "줘야 할 월급의 절반만 주면서 언제든 계약을 해지해 해고하는 회사에 대해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이니까 정규직으로 채용하라고 판결해도 검찰은 불기소처분을 내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열심히 일했는데 월급을 못 받고,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평범한 사람들 편이 아니라 권력의 편"이라며 검찰개혁을 외쳤다.


대법원은 지난 8월29일 도급업체 소속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368명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도로공사의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을 인정했지만 노동자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검찰이 불법파견 사건에서 유독 소극적인 수사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으로 판단해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이 불기소 처분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젠, 고용부에서 근로자 파견의 판단 기준에 관한 지침을 개정하고 있다.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펼치면서 '검찰개혁'이 시급하다는 외침에 직면했지만, 정작 광장 밖 평범한 근로자를 위해 검찰이 개혁돼야 한다는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파견 노동자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우리 삶의 문제다. 우리 삶과 밀접한 검찰개혁 이야기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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