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을 앞세운 '신한류' 열기가 방한 관광시장을 뜨겁게 달구며 전 세계 1020 관광객들을 서울로 불러 모으고 있다. BTS의 콘서트가 열릴 때마다 인근 호텔과 상권이 들썩인다. K팝 스타가 관광시장에 새숨을 불어넣기 시작하며 이들을 앞세운 '한류관광'이 국내 관광시장 활성화의 돌파구로 거론된다.
30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에 따르면 BTS는 지난 26일과 27일, 29일에 걸쳐 서울 잠실 올림픽 경기장에서 'Love Yourself: Speak Yourself'의 파이널 라운드 콘서트를 진행했다. 지난해 8월부터 미국과 캐나다, 영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공연을 펼치며 206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월드투어의 마무리 무대였다.
이번 서울 공연에선 단 3일 동안 13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이 중 상당수가 비행기를 타고 한국까지 건너온 외국인 팬들이라는 점에서 국내 관광시장도 BTS의 존재감을 체감하는 모양새다. 콘서트 등을 통해 BTS를 직접 만나기 위해서 뿐 아니라 △굿즈 구매 △소속사 방문 △BTS 멤버 고향 등 발자취 뒤따르기 등 간접 체험에도 기꺼이 한국 여행을 고려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이 구글 검색량과 유튜브 조회수 등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BTS의 인지도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외국인관광객도 0.4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TS가 데뷔한 2013년 이후 이들에게 영향을 받아 한국을 찾는 인원을 추산하면 연 평균 79만6000명 수준이다. 2017년 관광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전체 외국인(약 1042만 명)의 7.6%에 달하는 규모다.
실제 글로벌 한류 팬들에게 한국은 필수 방문지로 자리매김했다. 한국관광공사가 BTS를 비롯, 엑소(EXO)와 샤이니 등을 응원하는 전 세계 11개국 K팝 팬 1만266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7명(67.9%)이 최근 3년 간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었다고 답했다. 또 10명 중 9명(89.8%)이 향후 관광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할 것이란 의향을 밝혔다.
지난 4월에 열린 '2019 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흥행도 K팝 한류가 책임졌다. 대회에 앞서 열린 성공기원 콘서트에 BTS와 트와이스 등 국내 인기 한류스타들이 총출동하며 1만여 명의 글로벌 한류팬이 몰린 것. 몽골 한류팬 150여 명을 실어 나르기 위한 특별전세기가 동원될 정도로 방한 열기가 뜨거웠는데, 각국에서 모인 한류팬들은 콘서트 관람 뒤 관광객으로 모습을 바꿔 인근 지역을 여행하며 지역 경기 활성화에 기여했다.
이에 따라 관광당국도 한류스타와 K팝 콘텐츠를 적극 활용한 방한관광으로 관광객을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8월 아이돌 공연 일정에 한국 전통문화 체험 등을 결합한 '팩한류' 상품을 출시, 10~20대로 구성된 프랑스인 관광객 88명을 유치하는 등 지속해서 관련 상품을 개발 중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1020 젊은층으로 구성된 글로벌 K팝 팬들은 한국을 주로 찾는 중국, 일본 뿐 아니라 유럽과 남미까지 다양하고 재방문 의향도 높아 성장 잠재력이 높다"며 "향후 한류 콘텐츠를 기반으로 점차 미주, 유럽 등 장거리 지역 투자를 확대해 중국, 일본에 의존하는 구조를 해소하고 지역관광 활성화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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