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파스 '신신파스'의 새 도전 "요실금·수면유도 패치"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19.11.04 05:33

가업상속공제로 2세 지배구조 혼란 없애기로

이병기 신신제약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신신제약
신신파스는 박카스, 활명수 등과 더불어 의약품 분야 '국민 브랜드'로 통한다. 타박상이든, 몸 구석구석 뻐근하다 싶으면 신신파스를 붙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신신파스 제조업체 신신제약이 기업 규모나 매출면에서 꽤 큰 제약사일 거라고 여긴다. 사실 꼭 그렇지는 않다. 상반기 말 총자산이 1262억원,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은 637억원 수준이다.

이병기 신신제약 대표(62)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값싸고 질 좋은 파스로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자'는 창업정신에 충실한 나머지 규모를 키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창업 60년, 2세 '변신' 시도


이 대표는 창업주 이영수 회장의 외동아들이다. 25년 대학 교수 생활을 접고 지난해 초 경영에 합류했다.

이 대표 말처럼 신신제약 창업정신은 신신파스를 알리는 데 성공했을지 몰라도 절대 규모 경쟁에서 밀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2000년대 의약분업에 의한 전문의약품 시대에도 딱히 대응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파스만 해도 경쟁업체가 30곳이 넘는다. 범용 파스만으로는 가격을 올릴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올해로 창업 60년. 외형만 보고 지난날 신신파스가 보여준 성과를 낮춰 봐선 안된다. 1971년 국내 의약품 최초로 수출길을 연 주역이다. 올해 파스 하나로 1000만달러 수출 달성도 유력하다.

그는 "우리가 잘하는 게 결국 파스라서 파스로 전문의약품 분야를 개척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실금, 수면유도 패치부터 알츠하이머도 도전"


신신제약은 5개 전문의약품 파이프라인에 도전하는 데 그중에서도 요실금, 수면유도, 전립선 비대증 패치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요실금 패치는 퍼스트 제네릭(복제약)이며 수면유도 패치는 개량신약, 전립선 비대증은 제네릭 의약품이다. 훗날에는 알츠하이머 치료제까지 도전하겠다는 청사진도 마련했다.

이 대표는 "피부에 패치를 붙이면 약물이 혈관으로 전달되는 기술을 활용한다"며 "이 원리를 이용해 알츠하이머 치료 패치 개발에도 도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선뜻 경쟁력에서 정맥주사나 경구용 의약품에서 밀릴 것 같지만 이 대표 생각은 다르다. 그는 "수면유도제를 예로 들어, 약을 먹은 뒤 환자가 잘 생각이 사라졌다. 그러나 되돌릴 수 없다. 반면 패치는 그저 떼면 된다"며 "약효만 보장되면 편의성과 확장성에서 패치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신제약은 연구개발(R&D)에 집중하기 위해 마곡R&D센터 건설에 나섰다. 내년 완공한다. 이곳에 본사 터를 두고 20여명인 연구개발 인력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생산여력도 확충한다. 500억원을 투입해 내년 가동을 목표로 연면적 2만2452㎡ 규모 세종공장을 건설 중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파스 연간 생산량이 4억8500만매 수준에 도달한다. 연산 1억4000만매 정도인 안산 공장의 3.5배 수준이다. 우리 국민 한 명당 9.7매를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가업상속공제'로 후계구도 정리


이 대표는 지배구조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는 신신제약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율 분포와 연관이 있다. 상반기 말 현재 신신제약은 이영수 창업주(92)가 25.6%, 아내 홍진식 여사가 4.8% 지분을 보유한 가운데 사위인 김한기 부회장이 12.6%를 갖고 있다. 이에 반해 이병기 대표 보유분은 3.6% 수준이다.

창업주 지분을 상속 내지 증여로 물려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세후 지배구조가 복잡해질 여지가 있다. 이영수 회장 일가는 가업상속공제제도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매출액 3000억원 미만 기업을 상속할 때 20년 이상 경영하면 상속세를 최대 500억원 깎아주는 제도다. 창업주 지분 가치가 시가로 230억원 안팎이어서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 대표는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지배구조 변화에 궁금해하는 데 가업상속공제로 경영권을 승계하기로 정리가 됐다"며 "가족간 불협화음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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