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르면 이번 주중 예금금리를 내릴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내부회의를 열지만 결정은 더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NH농협은행 역시 이번주 내에 예금금리 인하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지만 인하 자체가 확정적인 것 아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통상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인하한다. 은행 입장에서 수신금리는 고객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인데,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이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기준금리가 1.5%에서 1.25%로 0.25%포인트(p) 하락하면서 그 만큼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도 낮아질 수 있다.
2달 여 앞으로 다가온 새 예대율(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예금에 대한 대출금의 비율) 규제의 핵심은 기존 예대율에서 가계대출 위험 가중치는 15% 올리고 기업대출은 15% 낮추는 것이다. 기업대출을 늘리면 될 것 같지만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기업대출을 마냥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분모인 예금 확대가 필수적이다.
비용 절감만 고려해 예금금리를 내렸다가 다른 은행들에게 예금고객들을 빼앗겨 예대율이 높아질 수 있다. 새 예대율 규제 시뮬레이션 결과, 현재 우리은행과 농협은행만 안정권에 있을 뿐 나머지 은행들은 규제 경계선에 있거나 그 위에 있다.
오는 30일부터 시범 실시 예정인 오픈뱅킹은 조회와 이체 등 은행의 핵심 금융 서비스를 표준화해 오픈 API(응용프로그램 개발지원도구)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이 별도의 제휴 과정 없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오픈뱅킹이 시행되면 고객들은 은행별로 앱(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필요 없이 자신이 쓰기 편한 1개의 은행 앱이나 핀테크 앱을 이용해 조회·이체 등 업무가 가능해진다.
오픈뱅킹 시행 초기 경쟁에서 고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선 '금리'만한 유인책이 없다.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금금리 인하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분보다 덜한 수준에서 예금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율이나 오픈뱅킹 등의 영향으로 기준금리 인하분만큼 예금금리를 내리긴 쉽지 않다"며 "오픈뱅킹 시범 실시 이후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고객의 이탈을 막는 전략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