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우승의 순간은 물론, 시즌 중 홈 경기가 있을 때면 잠실구장을 찾았다. 재계에서 대표적인 '야구 마니아'로 통한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재학 때 야구 동아리에서 2루수로 뛰기도 했다.
그는 그룹 회장이자 두산베어스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2009년부터 두산베어스 구단주를 맡았다. 아버지 고(故) 박용곤 명예회장은 두산베어스의 전신인 OB베어스를 창단했다. '야구 사랑'이 집안 내력이다.
경영 스타일도 야구와 맞닿아있다. 두산베어스는 야구계에서 '화수분 야구'로 통한다. 1군 선수가 난조를 보이면 2군에서 실력을 다진 선수가 즉시 투입된다. 스타 선수 한두 명에 의존하기보다 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팀워크를 중시하는 그룹의 DNA가 선수단에 그대로 녹아 있다는 게 야구계 안팎의 평가다.
박 회장은 평소 임원들에게 "기업의 성과는 개인이 아니라 팀플레이의 결과로 나타날 때가 많고 팀플레이로 이룬 성과가 훨씬 크고 지속적"이라고 강조한다.
올해 회장 취임 4년 차인 그는 경영 승부수를 던졌다. ㈜두산의 양대 신사업인 연료전지와 2차전지용 전지박 사업을 분할하며 그룹 핵심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연료전지 사업의 경우 취임 직후부터 '세계 1등'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위기에 빠졌던 그룹 경영도 추스린 상태다. 그가 그룹 회장을 맡기 직전인 2015년 ㈜두산을 비롯한 주력 계열사들의 순손실은 1조7000억원에 육박했다. 취임 직후 그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해 두산DST와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사업부 등을 매각했다. ㈜두산은 올해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이 유력한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두산은 야구에서 구단의 별명처럼 '미러클'을 증명했다"며 "신사업 도전에서도 잭팟이 터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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