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는 느는데…우울한 택배회사 성적표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19.10.23 16:44

실적부진 선반영에 주가는 반등하고 있으나 한계도 분명

온라인 쇼핑과 택배 물량증가에도 불구하고 물류기업들의 성적이 신통치 않다. 항공 부문에서는 국제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화물운송이 줄었고, 국내시장에서는 쿠팡처럼 자체 물류시스템을 확보한 기업들로 인해 경쟁이 치열해졌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 누적기준으로 인천공항의 항공화물 물동량(수출입)은 전년 동기대비 7% 감소했다. 전기기기, 엔진, IT장비, 정밀기기 등 고가제품이 주로 항공으로 운송되는데 이들의 물동량이 9~15%까지 줄었기 때문이다.

화물 물동량 선행지표는 글로벌 제조업 PMI 지수인데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갈등, 유럽 내 경기 부진 영향 등으로 지표가 크게 둔화된 상태다. 특히 아시아 제조업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부정적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FTK(화물톤킬로미터, 중량에 화물을 곱한 수치)는 전년 대비 3.8%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아시아 역내 FTK는 9.7% 감소했다. 2019년 들어 화물 평균운임도 15% 하락한 상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재 물동량 감소와 중국에서 동남아로 생산기지가 이전하는 등 글로벌 교역 지형 변화가 컸다"며 "중국 및 일본향 물동량 감소에 국내 물동량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로운송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택배회사들은 전체 물동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이유는 복합적인데 쿠팡, 티켓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들이 자체적으로 물류를 가동하면서 파이가 줄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쿠팡이 있는데 예전에는 국내 물류회사를 통해 배송을 했으나 이제는 로켓배송 등 자체적으로 물류망을 운영하는 상태다. 국내 택배시장에서는 CJ대한통운과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있다.


쿠팡은 2018년 9월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를 택배사업자로 일반 택배업무에까지 뛰어들었다. 이로 인해 택배인력 확충경쟁에 따른 인건비, 그리고 물류센터 임차비용이 크게 늘었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올해 3분기 2조6008억원의 매출액과 7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SK증권은 분석했다.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연간으로는 36%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내지만 기대치는 밑돌았다는 평가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이 최근 풀필먼트서비스를 통해 CJ오쇼핑 등을 화주로 확보한 것은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며 "규모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들과의 협력으로 이커머스 셀러들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중장기적으로 택배 사업의 성장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주가 측면에서는 최근 물류회사들의 반등세가 이뤄질 수 있다는 평가다. 시장침체가 반영된 탓에 주가가 워낙 밀렸고 물류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CJ대한통운 주가는 올해 7월 13만500원의 저점을 찍은 후 15만9000원까지 반등했고 대한항공 역시 8월 2만1800원에서 현재 2만4650원까지 상승했다. 앞으로 주가는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있으나 가격 메리트 외 특별한 요인은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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