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아난티 측은 "아난티는 회사 철학에 따라 항상 자연경관과 어울리는 복합 리조트를 개발해 왔으며, 금강산 개발도 일시적 투기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의 시설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일관되게 강조해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는 남측과의 합의를 전제로 한 김 위원장의 철거 지시에 대한 입장이다. 이날 북한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측시설들을 둘러보며 "민족성이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건축미학적으로 심히 낙후할 뿐 아니라 남루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하며 "남측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남루하다고 비판한 남측 시설에는 아난티의 리조트도 포함된다. 아난티는 2006년 복합리조트 '아난티 남해'를 시작으로 2015년 회원제 리조트인 경기도 가평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리조트', 2017년 '부산 아난티 코브' 호텔 등을 운영하며 성장한 토종 럭셔리 리조트로, 2008년 금강산 관광지구에 진출했다. 국내 민간 업체가 금강산에 리조트를 운영하는 것은 아난티가 유일하다.
아난티는 당시 168만㎡(약 50만평) 부지에 약 850억원을 들여 골프장과 온천리조트 등으로 이뤄진 금강산 아난티를 완공해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운영을 시작한 지 2개월 만에 우리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 군인에게 피살 당하는 사건으로 남북 관계가 급속하게 얼어 붙으며 문을 닫았고, 이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며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해당 골프장과 리조트 건물은 10여년 간 관리가 전혀 안되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아난티가 지난해 짐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선임했기 때문인데, 이를 두고 금강산 관광재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아난티 측은 "로저스 사외이사가 금강산관광 의지가 강한 아난티의 비전에 공감해 합류했다"며 "여러 경영적 조언과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측의 요청이 있다면 언제든지 협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통일부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북측의 의도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의 재산권 보호와 남북합의정신, 금강산 관광 재개 및 활성화 차원에서 언제든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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