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툰베리 "기후위기 피해자는 청소년…외침에 답하라"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 2019.10.23 14:41

김도현 학생운동가, 세계재생에너지총회 특별연설 통해 '기후변화 대응' 촉구…"석탄발전 줄이고 재생에너지 확대해야"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8회 세계재생에너지총회(KIREC Seoul 2019)' 개막식에서 청소년 기후행동 소속 김도현 학생운동가가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사진=권혜민 기자

"우리의 미래를 담보로 어른들이 과거에 내린 무책임한 결정 때문에 우리는 지금 모두가 기후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청소년들의 외침에 응답해주세요. 지금 바로 행동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8회 세계재생에너지총회(KIREC Seoul 2019)' 개막식. 교복을 챙겨 입은 고등학생 1학년 학생의 외침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이날 특별연설에 나선 김도현양(16)은 독일, 영국, 일본 등 130여개국 청소년 160만명이 동참하는 청년 환경운동조직 '청소년 기후행동'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학생운동가다.

김양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과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포함해 국내외 에너지 리더들 앞에서 "전세계 청소년이 거리로 나오는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며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빠른 행동을 촉구했다. 김양의 외침은 지난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큰 울림을 남긴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떠올리게 했다.

그는 "청소년들은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당연히 누렸던 평범한 것들이 우리에겐 허락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더 두려운 것은 저희의 미래가 빼앗길 수 있다는 사실"이라며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고 진로 계획을 세워도 꿈꾸는 미래가 기후변화로 송두리째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아소로 제르보스 REN21(신재생에너지정책국제단체) 의장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 세계에너지총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19.10.23/사진=뉴스1

이어 "지난 몇개월 간 저를 비롯한 전세계 청소년이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절박한 마음으로 외쳐왔지만, 돌아온 것은 어린애가 기특하다는 칭찬 뿐이었다"며 "이제는 우리 외침에 대한 답을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기후행동은 기후변화 문제의 당사자인 미래세대로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거리로 나서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세 차례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를 벌였다. 서울교육청과 환경부, 청와대를 찾아 요구사항도 전달했다. 김양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뀔 것 같지 않아 행동하고 있다"며 "저희 나이가 아니라 요구사항에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양은 또 "석탄발전소가 기후변화의 주범이라 말하면서 우리나라는 왜 계속 신규발전소를 짓고 해외수출을 허가하는 것인가", "재생에너지 비율이 3% 밖에 안 되는데 어떻게 파리협약을 충분히 이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나"라는 질문을 쏟아내며 "그 어떤 변명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전세계가 훨씬 더 급진적 변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모든 국가가 석탄발전을 서둘러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설 막바지엔 산업부 장관을 직접 언급하며 "청소년들의 외침에 응답해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제8회 세계재생에너지총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재생에너지 전문 글로벌 비정부기구(NGO) REN21, 서울시가 공동 개최한 세계 최대 규모 민간 재생에너지 행사다. 미국·독일·중국 등 59개국 정부인사를 비롯한 19개 국제기구, 세계 28개 도시 대표 등 108개국 35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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