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양자인가?] <4>QICT의 파급효과와 시장전망

머니투데이 문성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양자정보연구단 책임연구원 | 2019.10.22 17:09

2019 Quantum Industry Conference in SEOUL

2019 Quantum Industry Conference in SEOUL 포스터

QICT란 Quantum ICT를 의미하며, 양자가 갖는 고유한 특성을 ICT 기술에 적용해 보다 안전한 통신과 보다 빠른 연산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양자정보통신기술로도 표현할 수 있다.

보다 안전한 통신이란 양자의 특성 중 복제불가능성을 통신에 적용해 도청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양자암호통신 형태로 나타난다. 보다 빠른 연산이란 양자가 갖는 고유한 특성인 중첩과 양자얽힘을 이용해 계산공간을 지수함수적으로 확장시켜 고속 연산을 가능케 하는 양자컴퓨터 형태로 발전될 것이다.

양자란 더 이상 작게 나뉘어 질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단위이며 복제가 불가능한 특성을 갖는다. 만약 채널 중간에서 도청자가 신호를 가로채려고 한다면 단일광자 수준의 미약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양자암호통신에서는 수신자에게 전달되는 신호가 없어지게 되고, 만약 도청자가 신호를 복제한 다음 수신자에게 전달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양자가 갖는 고유한 특성인 복제불가능성으로 인해 양자상태를 복제한 다음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이유로 양자를 이용하면 송신자는 수신자에게 안전하게 신호를 전달 할 수 있게 되고, 안전하게 전달된 신호들을 이용하여 송신자와 수신자 둘만 알게 되는 비밀키를 만들게 되면 절대안전성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암호통신이 가능케 된다.

실제 양자암호통신에서는 도청자가 도청을 시도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디코이 신호를 사용하는데, 디코이 신호는 일반 신호와 평균 광자수를 다르게 해서 일반신호 사이 사이에 삽입해서 사용하게 된다. 디코이 신호가 포함된 신호가 전송된 후 송신자와 수신자는 디코이 신호가 몇 번째 존재하는지를 공개하고 디코이 신호들의 검출 횟수와 일반신호의 검출 횟수의 비율을 측정해 비율값이 변하게 되면 전송채널에 도청자로 인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인 QICT 응용분야로 생각되는 양자암호통신과 양자컴퓨터 중에서 기술 성숙도 측면에서 상용화에 근접한 분야는 양자암호통신으로 판단된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이 가장 발전한 기관은 영국 캠브리지에 있는 도시바 유럽연구소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도시바 유럽연구소에서도 양자암호통신의 상용화를 위해 아직 해결하지 못한 두 가지 난제를 여전히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나는 거리의 제한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네트워크 문제이다.

양자암호통신에서는 전자 하나가 가지는 에너지보다도 미약한 에너지를 갖는 단일광자를 사용하므로 광섬유를 통해 전달 가능한 거리가 100 km 이내로 제한되는 문제가 있다. 또한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양자암호통신은 하나의 Alice가 하나의 Bob과 비밀키를 나누어 가지는 단대단 통신형태이다. 널리 사용될 수 있는 통신의 형태가 되기 위해서는 양자암호 네트워크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


최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간의 2,000 km 장거리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있으나 이는 짧은 거리의 단대단(1x1) 양자암호통신을 신뢰연계점(Trusted Node)을 매개로 여러 개 연결했다는 것이다. 정보보안 측면에서 볼 때 믿을 수 있는 노드를 가정 한다는 자체가 모순이기 때문에 궁극적인 솔루션이라 보기는 어렵고 양자중계기가 개발 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된다. 그러므로 거리제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인공위성을 이용하는 방법과 양자중계기(양자리피터)를 이용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양자정보는 고전정보와 달리 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복제불가원리) 증폭기 방식으로 신호 크기를 증폭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양자상태는 양자텔레포테이션 방법으로 원격 전송을 할 수 있는데 양자상태를 원격 전송하기 위해서는 송신자와 수신자가 양자얽힘 상태를 나누어 가져야 한다. 양자얽힘상태를 나누어 가질 수 있는 현실적인 거리는 광통신의 경우 약 100 km 정도이다.

예를 들어, Alice와 Bob이 200 km 떨어져 있다면, 중간에 있는 Charlie가 Alice와 양자얽힘상태를 나누어 가지고 (큐빗 A, C1), Bob과도 양자얽힘 상태를 나누어 가진 후에 (큐빗 C2, B), 본인이 가진 두 큐빗 C1, C2에 벨 측정을 하게 되면, Alice와 Bob 사이에 양자얽힘 상태를 나누어 가질 수 있게 된다(Entanglement Swapping). 즉, 100 km 떨어진 두 쌍의 양자얽힘상태에서 하나의 양자얽힘 상태를 소모하는 대신 200 km 떨어진 한 쌍의 양자얽힘상태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 Charlie가 하는 이 역할이 바로 양자리피터에 해당된다. 위와 같은 양자리피터를 여러 번 이용하면 수백, 수천 km 떨어진 곳 사이에서 양자신호를 보내는 것이 가능하므로 거리한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일반 광통신에서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PON(Passive Optical NetworK)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단일광자를 사용해야 하는 양자암호통신에서는 가입자수가 증가할수록 채널 감쇄율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PON 방식을 양자암호 네트워크에 적용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므로 WDM(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 방식을 사용해 양자암호 네트워크를 구현하는 방식이 영국을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었으나, 양자신호 전송에 있어서 파장이 C-band를 벗어나면 거리에 따른 감쇄율이 증가하게 되고 전송파장 간격이 좁아질수록 crosstalk 노이즈가 증가 되므로 가입자 수를 늘리는데 한계가 존재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KIST에서는 기존에 사용되고 있던 WDM 방식에 PDM(Polarization Division Multiplexing) 기술을 새로이 추가 적용하여 양자암호 네트워크 가입자수를 64채널까지 확장시킬 수 있었다.

아직 해결해야만 하는 하드웨어적인 어려움이 많이 있으나 보다 안전한 통신과 보다 빠른 연산을 요구하는 방향은 기술발전 단계에서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 들일 수 있다. 양자물리학과 양자엔지니어링의 융합에 의해 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통신이 구현되고, 실제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문성욱 KIST 양자정보연구단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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