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를 통해 송금, 온·오프라인 결제 등 다양한 ‘금융실험’을 해 온 카카오는 보험 영역에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고 파트너를 물색해왔고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선택했다.
카카오는 기존에도 보험사들과 업무제휴를 통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시도했지만 아예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인슈어테크’(보험+기술) 시장을 열겠다는 각오다.
◇삼성화재와 손잡은 카카오, 보험업까지 진출=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인터넷은행 특례법 시행됨에 따라 지분을 34%로 확대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기 위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고 있다. 삼성화재와의 합작사인 온라인 보험사를 설립하면 은행, 증권에 이어 보험업에 진출해 금융 ‘플랫폼’으로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카카오가 삼성화재와 사업을 시작하는 이유는 압도적인 선두업체가 갖는 상품개발력과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화재가 CM(온라인채널) 채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삼성화재는 CM 채널 판매비중이 60%를 넘는 독보적 1위다.
삼성화재 역시 온라인 플랫폼과 IT(정보통신) 기술, 막대한 빅데이터 및 분석력을 갖춘 카카오가 내민 손을 뿌리칠 이유가 없었다. 기존 전통적인 설계사 채널에 의존한 영업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왔다는 점도 신규 사업에 대한 수요를 높였다.
합작사는 그동안 이른바 ‘보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개인형 일상생활 상품군을 주력으로 삼게 될 전망이다. 설계사 등 기존 판매채널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펫보험 등 소액 개인보험과 공유차량보험 등 신종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을 모바일 기반으로 출시하는 게 유력하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앞으로 양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기반으로 디지털손해보험 신규 시장을 창출하고 고객가치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톡’으로 보험 선물? 새 시장 열리나=삼성화재와 카카오의 합작은 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보험시장을 창출한다는 의미가 있다. 즉 합작사가 탄생하면 보험상품 개발부터 가입까지 모든 방식이 기존과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우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 맞춤형 상품 개발을 할 수 있고, 가격도 더 세분화·다양화될 수 있다. 모바일을 통해 손쉽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으며 카카오페이 등을 활용해 보험료 결제도 간편해진다. 심사와 보상 시스템도 간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플랫폼을 활용해 단기 소액보험을 선물하는 것도 현실화할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카오의 플랫폼과 기술에 삼성화재의 업력과 노하우를 활용해 신규 시장을 열릴지 주목된다”며 “결국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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