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루루뚜루~" 반정부 시위대가 '아기상어' 떼창한 사연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19.10.22 14:07

레바논 반정부 시위서 아이 달래려고 열창, MLB 워싱턴 팀엔 '승리 부적'…'아기상어' 돌풍

/AFPBBNews=뉴스1
수십만명이 정권 사퇴를 외치는 레바논 시위 현장에서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베이비 샤크, 뚜루루뚜루'가 울려퍼지고 있다. 이는 인터넷을 타고 유명해진 동요 '아기상어'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전날 레바논에선 내각 총사퇴를 외치며 수십만 인파가 수도 베이루트와 트리폴리 등 도심을 꽉 채운채 격렬한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는 나흘째 이어진 시위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불을 지르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때 베이루트 시내에서 한 차량 안에 있던 엄마와 15개월 된 아이는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시위대의 함성소리에 겁에 질린 아이가 울기 시작했고, 차량 주변에 있던 시위대는 단체로 손뼉을 치며 "베이비 샤크, 뚜루루뚜루" 노래를 시작하며 아이를 달랬다. 이 모습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지자 시위대들은 곳곳에서 아기상어를 부르기 시작했다.

CNN은 '아기상어'가 시위에서 핵심 역할로 부상했다고 했고, 러시아 RT통신은 시위대가 아이에게 상어 세레나데를 불렀다고 했다.

레바논에선 2011년 민주화운동인 '아랍의 봄' 이후 최대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스마트폰 메신저 등 애플리케이션에 하루 20센트의 세금을 매기자 그동안 쌓였던 정부에 대한 불신이 수십만명을 거리에 나오게 했다. 깜짝 놀란 정부가 곧바로 과세 계획을 철회했지만, 시위대는 부패정권 퇴진을 외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아기상어'는 미국 MLB도 휩쓸고 있다.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워싱턴 내셔널스 팬들이 응원가로 쓰면서다.

CNN은 이날 "창단 이래 최초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내셔널스의 경기를 보면, 팬들이 매번 '아기상어'를 부르는 혼란스러운 광경을 볼수 있다"면서 "동요가 어떻게 전투의 함성이 됐는가" 분석했다.


CNN에 따르면 '아기상어'가 내셔널스 경기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6월이다. 당시 내셔널스는 승률 5할에 못 미치며 부진했고, 팀의 외야수 헤라르도 파라 역시 슬럼프에 빠졌었다. 파라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타석에 등장할 때 나오는 음악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자녀가 즐겨듣는 '아기상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우연히 '아기상어'가 울려퍼진 날부터 파라는 맹활약했고, 내셔널스 역시 상대팀과의 경기에서 싹쓸이 승리를 챙기는 등 승승장구했다. 이후 관중들도 파라가 타석에 등장할 때면, 아기상어 가면이나 인형을 뒤집어쓰고 손뼉과 율동까지 동반해 응원에 나선다. 이젠 팀내 다른 선수들까지 출루하거나, 득점시엔 '아기상어' 노래에 나오는 손뼉치는 율동을 따라한다. 상어가 승리의 부적이 된 셈이다.

/AFPBBNews=뉴스1
'아기상어'는 북미 전래 동요를 2015년 한국업체가 리메이크해 유튜브에 올린 뒤 40억회가 넘는 조회수를 올리며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CNN은 "야구는 시즌이 매우 길고, 게임마다 호흡이 긴 만큼 모든 팀이 특이한 행운의 상징 등을 가지고 있다"면서 "워싱턴의 유쾌한 집착이 시즌 내내 선수들과 팬들을 파이팅 넘치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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