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5분쯤 국회의사당에 도착했다. 이날 대통령은 짙은 남색 양복에 초록색과 파랑색, 흰색이 사선으로 교차하는 스트라이프(줄무늬) 넥타이 차림이었다. 국회의장 접견실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문희상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유인태 사무총장을 비롯해 여야 당대표 및 원내대표들과 20여분 차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오전 10시쯤부터 약 35분 이어졌다. 10시 정각 문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 중앙 통로로 입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일어서서 박수로 환영한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좌석 모니터를 쳐다보며 침묵을 지켰다.
문 대통령은 '공정' 27회, '혁신' 20회 등을 언급하며 20대 국회의 계류 법안 처리를 호소했다. 여당 의원들과 바른미래당·정의당 일부 의원들은 29차례 박수를 보냈다. 주로 경제 정책 성과와 비젼, 평화 한반도와 공정경제, 그리고 공수처 설치를 포함한 권력구조 개혁에 호응이 높았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자주국방을 언급하며 "병사 월급을 54만원으로 33% 인상해 국방 의무를 보상하겠다"고 말하자 한국당 측에서 먼저 박수를 유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100페이지 분량의 대형 슬라이드 자료를 본회의장 스크린에 띄웠다.
반면 한국당 의원 일부는 연설 도중 "조국"을 외치거나 "사과하세요"라고 외쳤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엄중한 마음으로 들었다" "‘공정’과 ‘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고 말할 때 "조국은? 조국!" "공정 이야기하지 마세요"라는 반응도 보였다.
특히 문 대통령이 공수처법과 수사권 조정법안을 언급하는 순간 한국당 의원 다수는 손으로 엑스표를 그렸다. 일부는 "안돼요 공수처"라거나 "특별감찰관제가 있다"고 외쳤다.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본회의장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오전 10시35분쯤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연단에서 내려와 곧바로 한국당 의원들 자리로 다가갔다. 연설 종료와 함께 자리를 빠져나가려던 한국당 의원들은 자리에 서서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연설 처음부터 끝까지 메모를 하며 지켜보던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강효상, 홍일표, 박덕흠, 이철규, 김성태, 윤상현, 이만희, 김세연, 이주영 , 정우택 의원 등이 서서 차례로 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제 1야당에 손을 내민 문 대통령을 지켜보던 민주당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본회의장 출구로 나가며 이해찬 당대표를 비롯 민주당 의원들과 손을 잡고 인사했다. 로텐더홀에는 일부 보좌진이 '지켜줄게 문재인', '우리는 문재인보유국' 등 문 대통령을 응원하는 인쇄물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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