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돼지 사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는 ASF로 2억 마리 이상의 돼지가 살처분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70%가량 상승했다. 이는 전체적인 물가상승으로 이어졌는데,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에 달했다. 현재 중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3.1%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 투자자의 기대수익률이 0.2%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블룸버그는 "선진국에서는 물가와 상관없이 초저금리가 '노멀(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중국과 같은) 신흥시장에서는 희귀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의 실질 채권금리는 2%에 육박한다. 물가상승률이 4%인 인도도 2.5%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채금리가 최소 6% 이상인 것이다.
중국 국채의 실질 금리 하락 현상은 ASF 사태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 당국이 돼지 농가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대출 확대 등 돼지고기 생산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12월 중국 CPI가 3.5%를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대로 돼지고기 가격만 정상화된다면 실질 국채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트포트(Eastfort)자산운용의 에드먼드 응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돼지고기 가격 급등이) 순전히 '공급' 문제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이는 임금 상승이나 경제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인플레이션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ASF 사태가 언젠가 끝나게 되면 채권시장도 곧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갈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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