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법사위]쪼그라든 '블록버스터'…그래도 '클라이막스'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 2019.10.17 23:57

[the300]17일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



17일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 - 표창원(민) 금태섭(민) 오신환(바) 백혜련(민) 박주민(민) 이철희(민) 이은재(한) 정성호(민) 정성호(민) 김종민(민) 주광덕(한) 채이배(바) 박지원(대) 김도읍(한) 송기헌(민) 장제원(한) 정점식(한) 정갑윤(한) 여상규(한-위원장) 윤석열(검찰총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의 클라이막스는 예상대로 17일 대검찰청 국감이었다. 당초 '블록버스터급' 공방이 예상됐던 것에 비해서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돌발 사퇴로 힘이 빠진 모습이었다. 다만 법무부 국감도 '맹탕'으로 끝난 가운데 '화제의 인물' 윤석열 검찰총장이 '주연' 노릇을 톡톡히 했다.

여야 모두 기관장인 윤 총장을 직접 겨냥하는 분위기는 크게 감지되지 않았다. 다만 여당 의원들은 조 전 장관 관련 수사 라인의 총괄인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향한 공세를 퍼부었다. 오히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공세를 자제하고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여당의 검찰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안의 반대 논리를 펼쳤다.

법사위 국감답게 정치 현안을 둘러싼 여야 기싸움이 이어지면서 '민생 국감', '정책 국감'이라는 국감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다만 그 속에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 특히 윤 총장 집중 비판이라는 여당의 전략과 민생의 요구에 부합하는 정책 질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표 의원은 윤 총장이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직접 수사 총괄 지휘를 했던 맥도날드의 일명 '햄버거병' 사건의 재수사를 촉구하면서 윤 총장의 응답을 요구했다.

표 의원은 맥도날드가 지난해 '햄버거병' 수사 과정에서 당시 점장 등 직원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했다는 주장을 국감에서 제기했다. 표 의원은 "다국적 거대 기업인 맥도날드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이 이뤄졌고 하청업체에 대해서만 일부 기소가 이뤄졌다"며 "왜 그랬는지 살펴보니 중간에 맥도날드 측이 점장 등 증인에 대해 허위 진술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표 의원은 윤 총장으로부터 "그 사건은 제가 지휘했는데 이후 이후 허위 진술 교사가 있었다는 것은 올해 초 보고량이 많아 보고 받았는지 (불확실하다)"고 사건을 꼼꼼히 챙기지 못했다는 답을 이끌어냈다.

또 윤 총장으로부터 "이런 첩보나 자료가 들어왔다면, 관련 허위 진술 교사가 있었다면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 안 할 이유가 없다"는 답변도 받았다. 윤 총장이 "저희는 당시 맥도날드의 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지만 이게 안 됐다"며 한계를 인정하는 발언까지 하며 긴장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 사건은 5명의 어린이들이 2016년 6월 맥도날드 매장에서 패티가 다 익지 않아 장출혈성 대장균인 O-157균에 오염된 햄버거를 먹고 '햄버거병'이라고 불리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에 걸렸다는 사건이다.

지난해 2월 검찰은 증거 부족으로 맥도날드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당시 햄버거 패티를 만든 하청업체 맥키코리아 관계자에 대해서만 일부 기소가 이뤄진 채 사건이 종결됐다. 이후 올해 초부터 피해자 부모들의 재수사 요청이 제기됐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최근 여당 지지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음에도 이날도 소신껏 할 말을 다 했다. 윤 총장의 행위를 비판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지만 발언의 결을 보면 조 전 장관 관련 수사에 대한 항의성으로 윤 총장을 겨냥하는 여당 의원들의 기류와도 달랐다.

금 의원은 윤 총장이 '김학의 사건'에 연루된 스폰서 윤중천씨의 별장에서 접대를 받은 적 있다는 한겨레신문 보도와 관련 "제 의견을 말하자면 이 기사는 대단히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이 이 보도를 한 기자를 고소한 데 대해 "검사는 고소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고소 취하를 요구했다.

금 의원은 "제 경우도 얼마 전부터 인터넷에서 '금 의원이 조 전 장관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는 것이 윤중천의 접대를 받았기 때문이다'라며 이름이 돌아다니는데 저는 고소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일반 시민들이 계속 고소하는 문화가 많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 의원은 "조 전 장관도 민정수석 시절 본인을 비난한 네티즌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는데 지금 검찰의 총 책임자인 검찰총장도 언론기관에 고소했다"고도 지적했다.

공방과 정책 질의 등 다방면에서 공세가 이어졌지만 윤 총장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윤 총장은 이날 금 의원과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등의 지적에도 "'아니면 말고'식으로 검찰총장이란 사람에 대해 보도해놓고 '야 (사실이 아닌게) 확인됐으니까 고소 취소해라' 이런 말씀은 제가 듣기에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입장을 고수했다.

윤 총장은 이밖에도 검찰이 민감해 하는 피의사실 유출 의혹이나 수사 중인 상황에 대해 자꾸 묻는 여야 의원들에게 검찰 수장으로서 시간을 할애해 해명하거나 단호하게 "수사 상황이니 묻지 말라"는 입장을 강조하며 검찰 입장을 충분히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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