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소비쇼크·美中 홍콩 갈등…S&P 0.2%↓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19.10.17 06:28

美경제 '버팀목' 소매판매 7개월래 최저…英총리 "브렉시트, 아직 중대한 몇가지 이슈 남아"


뉴욕증시 3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개인 소비가 크게 둔화된 가운데 홍콩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까지 격화되면서다.

◇美경제 '버팀목' 소매판매 7개월래 최저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2.82포인트(0.08%) 내린 2만7001.98에 거래를 마쳤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전일 대비 5.99포인트(0.20%) 하락한 2989.69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4.52포인트(0.30%) 떨어진 8124.18에 마감했다.

미국의 소매판매가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증시를 짓눌렀다.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9월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0.3% 줄었다. 당초 전문가들은 0.3% 증가를 예상했었다. 미국 소비자들이 자동차, 건축자재, 여가용품 등의 구매를 줄인 영향이 컸다.

그러나 자동차, 휘발유, 건축자재, 식품 등을 제외한 부문의 소매판매는 전월에서 변동이 없었다. 전월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당초 0.4%에서 0.6%로 수정됐다.

미국에서 소매판매는 GDP(국내총생산)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 가운데 서비스를 제외한 일반 유통부문을 대상으로 한다.

한편 소비 부진이 확인되면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오는 29∼30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열고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은 연준이 올들어 세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앞둔 미국과 중국이 홍콩 문제를 놓고 충돌한 것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전날 미 하원은 홍콩인권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하고 무역 분야에서 홍콩의 특별 지위를 유지할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미국은 관세·무역·비자 등에서 홍콩을 중국 본토와는 다르게 대우하고 있다.

하원은 또 홍콩의 자치권을 훼손한 관리들에 대한 제재 법안과 최루탄 등 시위 진압 장비의 홍콩 수출을 금지한 법안 등도 통과시켰다. 상원으로 넘어간 이번 법안에 대한 표결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미국 하원이 이른바 홍콩인권법을 통과시킨 것에 강한 분노와 단호한 반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겅 대변인은 "해당 법안이 마침내 (상원까지) 통과되면 중국뿐 아니라 중미 관계와 미국의 이익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힐 것"이라면서 "미국 측의 잘못된 결정으로부터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1단계 무역협정 체결과 관련,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달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포럼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기 전까진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의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중국과의 합의문이 준비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합의문에 서명할 때까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지 않을 거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이미 우리 농민들로부터 구입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다음달 11~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에 참석, 최근 도출한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은 합의문 서명 이전에 미국의 대중국 관세 철회 등을 위한 추가협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양국은 지난 10~11일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무역전쟁을 완화할 부분합의, 이른바 '스몰딜'에 도달했다. 미국은 당초 이달 15일로 예정했던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대중국 관세율 인상을 보류했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액을 400억∼5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부과 중인 대중국 관세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12월15일로 예정된 1600억달러(약 190조원) 규모 중국산 상품에 대한 15% 관세 부과 조치도 철회하지 않았다.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와 자국 기업 보조금 문제 등에서도 진전이 없었다. 사실상 '한시적 휴전'인 셈이다.

오메가자문의 리온 쿠퍼먼 창립자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새로운 추가관세를 부과한다면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경기침체가 온다면 주가는 최소한 25%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英총리 "브렉시트, 아직 중대한 몇가지 이슈 남아"

유럽증시도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영국과의 EU(유럽연합)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타결을 눈앞에 두고 난항을 빚으면서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0.56포인트(0.14%) 내린 393.46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FTSE100 지수는 43.69포인트(0.61%) 떨어진 7167.95, 프랑스 CAC40 지수는 5.15포인트(0.09%) 하락한 5696.90을 기록했다.

반면 독일 DAX 지수는 40.32포인트(0.32%) 오른 1만2670.11에 마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현재까지 브렉시트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17~18일 열릴 EU 정상회의에서 좋은 합의를 이룰 기회가 여전히 있다"면서도 "아직 중대한 몇가지 이슈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초안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17~18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합의안을 승인하려면 15일 자정까지 브렉시트 이행을 위한 법문서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는데, 이미 그 시점을 넘은 셈이다.

영국 의회는 19일까지 정부가 EU와 합의안을 마련해 의회 승인을 받지 못하면 브렉시트 일정을 내년 1월31일로 미루도록 했다. 그러나 존슨 총리는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이달 31일 브렉시트를 강행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국제유가는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55센트(1.0%) 뛴 53.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1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밤 10시4분 현재 36센트(0.61%) 상승한 59.1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는 약세였다. 이날 오후 5시6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28% 내린 98.01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은 전장 대비 10.50달러(0.71%) 상승한 1494.00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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