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가 뭐길래…바이오벤처 8개월새 120억 유치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 2019.10.24 05:00

미토이뮨테라퓨틱스, 세포 에너지 만드는 미토콘드리아로 신약개발…"내년 美 임상2상 기대"

김순하 미토이뮨테라퓨틱스 대표/사진=김근희 기자
최근 제약업계에선 세포의 에너지를 만드는 미토콘드리아를 활용한 신약개발이 활발하다. 미토콘드리아가 특발성 폐섬유화증, 희귀유전병 등을 일으킨다는 관련 논문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미토콘드리아 관련 신약개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과 기술이전 등도 이뤄지고 있다. 단백질 'PD1'을 발견해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혼조 타스쿠 일본 교토대학교 교수도 면역항암제 한계의 해결책으로 미토콘드리아를 꼽았다.

미토이뮨테라퓨틱스는 미토콘드리아를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바이오 벤처다. 지난해 8월 설립된 미토이뮨테라퓨틱스는 설립 8개월 만에 12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정도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순하 미토이뮨테라퓨틱스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미토콘드리아를 활용해 신약을 만들고, 임상에 들어간 회사는 12곳밖에 없다"며 "관련 분야를 이끄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체내에서 에너지로 쓰이는 물질인 'ATP'를 만드는 세포 소기관이다. 정상 세포에서는 호흡하는 산소의 90%가 미토콘드리아에서 ATP 생성을 위해 사용되고, 이때 부산물로 활성산소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결함으로 인해 활성산소가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분비된다. 또 세포 괴사와 세포막 파괴가 일어나는데 이때 터져나 온 세포 내용물은 주변 세포에 2차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특발성 폐섬유화증, 이식편대숙주병, 점막염 및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을 유발한다.

미토이뮨테라퓨틱스의 신약후보물질 'MIT'는 미토콘드리아 안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 생성을 차단한다. 세포 괴사를 막는 새로운 항염증 물질이다.


김 대표는 2005년 LG화학에서 당뇨 치료제를 개발하다가 우연히 MIT의 효능을 발견했다. 녹아버린 간세포에 MIT를 떨어트렸는데, 다음날 연구실에 가보니 간세포가 살아있었다. 이후 김 대표는 10여년 동안 MIT와 미토콘드리아 연구에 매달렸다. 관련 논문만 40여 편을 발표했고, 논문은 국제 학술지 '이뮤니티' 등에 실렸다. 물질 특허와 용도특허는 10개에 이른다. 비임상과 임상1상도 마쳐 안전성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신약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직접 바이오 벤처를 세워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지난해 8월 LG화학을 퇴사한 후 회사를 세우고, 올해 2월 LG화학으로부터 관련 특허와 권리를 이전받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MIT를 활용해 특발성 폐섬유화증, 이식편대숙주병 등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지정을 통한 조기허가 등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질환들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MIT를 활용한 면역항암제도 개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르면 내년 말에 특발성 폐섬유화증 치료제 미국 임상2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식편대숙주병 치료제 미국 임상2상도 내후년께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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