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마지막 노른자위 '헌인마을 개발사업' 13년만에 본격화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9.10.16 06:30

신원종합개발, 미래에셋대우 등 컨소시엄 구성해 사업 재추진

지난달 열린 헌인타운개발(주) 개소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했다
13년간 표류해 온 서울 서초구 내곡동 374번지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이 본격 재추진된다.

헌인마을은 1970년 초 치유에 성공한 나환자들이 자활촌을 형성해 만든 13만2376㎡ 규모의 주거지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주민들이 양계사업을 운영하고 여러 공장이 입주하며 자리를 잡았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에 따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지만 2006년부터 사업을 추진하던 개발업자 등이 자금난으로 포기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신원종합개발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메리츠화재, 어퍼하우스헌인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더플랫폼헌인도시개발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을 설립하고 기존 사업에서 발생한 선‧후순위 전체 채권 4270억원을 인수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초 헌인마을사업은 개발업자 H씨가 주민공동체인 ‘헌인새마을 추진위원회’에 개발을 제안하며 시작됐다. 하지만 H씨와 공동시공사 삼부토건, 동양건설산업이 사업 도중 채무를 막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은행 등 12개 금융기관은 2006년 ‘우리강남PF’를 설립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참여했지만 서울시의 건축허가가 지연되고 사업성이 악화된데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사업이 표류됐다.

동양건설산업은 2011년 PF 만기를 막지 못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삼부토건도 2015년 기업회생절차를 밟아 매각됐다. 이 과정에서 기존 사업자와 새 사업자, 주민간 분쟁이 계속돼 헌인마을사업은 지금까지 민‧형사상 소송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상당수 주민들이 땅을 매각했고 일부인 2만8833㎡ 토지만 주민들이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다. 신원종합개발 등은 ‘도시개발법’에 따라 아직 매입하지 못한 땅에 대해 환지방식을 이용해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환지방식은 토지주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대신 개발 후 조성된 땅을 지급하는 보상방법이다.

PF 중 절반에 달하는 2100억원은 일반투자자 3000명에게 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를 발행해 모집된 자금으로, 전체 ABCP를 신원종합개발 컨소시엄 등이 매입했다. 컨소시엄은 지난 6월26일 나머지 2170억원 대출채권을 인수하고 7월29일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의 실제 시행대행사인 우리강남PFV의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모든 사업권과 권리를 갖게 됐다.

김용 헌인타운개발 대표는 “강남 최고의 주거입지가 장기간 사업 지연으로 인해 발생된 많은 문제점을 치유하고 최고급 주거타운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주민과의 화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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