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브랜드' 빈폴, '한글옷' 입고 세계시장 누빈다

머니투데이 인천=양성희 기자 | 2019.10.15 14:13

(상보)'리뉴얼 전문가' 정구호 주도로 브랜드 이미지 전면 수정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서른살 빈폴이 구원투수 정구호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손을 거쳐 '가장 한국적인 옷'을 입고 새롭게 태어난다. 한글 로고를 만들고 자음을 활용한 체크 디자인 등 한국적인 이미지로 북미·유럽 등에 진출, '국민 브랜드'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빈폴 론칭 30주년을 맞아 내년 봄·여름 시즌부터 브랜드 이미지를 대대적으로 바꾼다고 15일 밝혔다. 정구호 CD 겸 컨설팅 고문은 이날 인천 동구 일진전기 인천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브랜드 리뉴얼을 공식화했다. 정 고문은 휠라의 변신을 주도한 브랜드 리뉴얼 전문가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딴 '구호'에 몸담았던 이력이 있다.

정 고문은 "30주년을 맞은 국민 브랜드가 또다시 30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빈폴만의 이야기'가 필요했다"며 "영국 트래디셔널, 미국 아이비리그 콘셉트가 아닌 우리, 한국의 이야기를 하자는 데 생각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는 말을 모토로 한국 문화와 자긍심을 상품과 매장, 서비스 곳곳에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선보인 한글판 삼성전자 갤럭시 옥외광고에서도 영감을 얻었다.
빈폴 한글 로고/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이를 위해 빈폴은 한글 로고를 새로 만들었다. 매장 간판도 한글 로고로 바꿔 달 예정이다. 빈폴 전용 서체도 개발한 데 더해 'ㅂ'과 'ㅍ'의 자음을 체크 패턴에 녹여 빈폴만의 독창적인 체크 디자인을 탄생시켰다. 매장 곳곳에서는 근현대 건축물에 쓰이던 나무, 유리, 조명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옛것을 모던하게 변화시켜 빈폴만의 분위기를 입혔다.

빈폴을 상징하는 자전거 로고도 이번 리뉴얼 과정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세상을 움직이는 두 바퀴'란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앞바퀴가 큰 자전거의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바퀴살을 없애 간결미를 추구했다. 자전거를 탄 사람의 체격과 머리 스타일, 자전거 타는 각도도 현 시대에 맞게 바꿨다. 캐주얼한 모자로 바꿔 쓴 것도 특징이다. 자전거 탄 사람을 여성과 어린이로도 만들었다.

정구호 빈폴 컨설팅 고문이 새로워진 빈폴 자전거 로고를 설명하는 모습. 가장 왼쪽이 기존 로고, 왼쪽 오른쪽부터는 현대적인 감성을 입고 새로 탄생한 로고들./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또 브랜드 헤리티지를 강조하고자 론칭 시기인 1989년 3월 11일을 모티브로 '팔구공삼일일(890311)' 라인을 선보였다. 과거 공장 노동자, 버스·택시기사 유니폼과 럭비선수 운동복에서 영감받은 '워크웨어'도 선보이며 레트로(복고) 감성에 호소할 예정이다. 해당 라인은 기존 빈폴 제품보다 가격대를 10~20% 낮게 책정했다.


이 같은 대대적인 리뉴얼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성장에 한계가 있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올라서고자 한다. 빈폴은 2023년까지 중국과 베트남, 북미와 유럽 지역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가와 유통채널을 가리지 않고 해외 소비자를 만날 계획이다. 현재는 중국에만 진출한 상태다. 브랜드 헤리티지를 존속시키고 브랜드 팬덤을 구축하기 위해 '글로벌 브랜드 하우스' 운영 등도 기획하고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기존 고객을 공고히 하는 한편,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와 Z세대(1995년 이후 출생)를 유입하기 위해서다. 특히 '팔구공삼일일(890311)' 라인은 레트로에 열광하는 젊은층을 겨냥했다.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은 "국내 시장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30년 넘게 지속적으로 사랑받고 생존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지금까지 캐주얼에서 넘버원 자리를 지킨 것처럼 앞으로도 30년, 100년 넘게 발전을 거듭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박남영 빈폴사업부장(상무, 사진 왼쪽)과 정구호 컨설팅 고문이 새롭게 단장한 빈폴 매장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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