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집에서 게임하던 흑인여성 백인경찰에 피살

머니투데이 남수현 인턴 | 2019.10.14 13:35

"현관문이 열려 있어 수상"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 총격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경찰서가 공개한 바디캠(경찰관 몸에 부착된 카메라) 영상의 한 장면. 경찰관이 피살된 아타티아나 제퍼슨의 집 안을 살피고 있다. /사진=포트워스 경찰
미국 텍사스주에서 집에 있던 흑인이 집에서 백인 경찰관의 총에 맞아 사망한 일이 또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 언론은 전날 새벽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자신의 집에 있던 흑인여성 아타티아나 코퀴스 제퍼슨(28)이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백인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피해자의 이웃은 이날 밤 늦게까지 그녀의 집 현관문이 열려 있는 것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확인해달라는 신고를 넣었다. 포트워스 경찰서가 공개한 바디캠(경찰관 몸에 부착된 카메라) 영상에 따르면, 출동한 경찰관들은 밖에서 제퍼슨의 집 안을 살피던 중 내부에서 인기척을 느끼고 "손 들어, 손 보여"를 외친 뒤 1초도 채 기다리지 않고 총을 쏘았다. 총격 직전 제퍼슨은 자신의 8세 조카와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트워스 경찰은 총을 쏜 백인 경찰관이 "위협을 감지해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으나, 해당 경찰관이 피해자가 총기를 갖고 있던 것으로 판단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총을 발사한 경찰관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무상 휴직에 처해졌다.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백인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여성 아타티아나 코퀴스 제퍼슨(28) /사진=CNN 캡처
이번 사건은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흑인 이웃을 침입자로 오인해 사격한 전직 백인 경찰관이 살인죄 유죄 평결을 받은 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아 벌어져, 이 지역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당시 경찰이었던 백인 여성 앰버 가이저는 이웃집을 자신의 집으로 착각해 들어간 뒤 안에 있던 흑인 남성 보탐 진을 총으로 살해했다. 이후 해고된 가이저는 1일 살인죄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흑인이 백인 경찰관의 총을 맞고 숨지는 사건이 이어지자 인근 지역의 흑인 주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고 미 온라인매체 복스는 전했다. 제퍼슨의 집을 확인해달라고 경찰에 신고했던 이웃 제임스 스미스는 "내가 경찰에 전화만 하지 않았더라도 그녀는 지금 살아있을 것"이라며 "매우 충격 받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10여명의 포트워스 지역 흑인 지도자들이 12일 연 기자회견에서는 지역 경찰에 대한 불신과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마이클 벨 목사는 "경찰이 이 여성을 살해한 것"이라며 "이제 흑인들은, 경찰을 부르면 그들이 우릴 죽일 것이라는 걸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사 다니엘스 주니어는 "먼저 총을 쏜 뒤 질문을 하는 경찰의 방침이 재검토되길 바란다"며 성급하게 총격을 가하는 경찰의 관행을 지적했다.

제퍼슨 가족의 변호를 맡은 리 메리트 변호사는 포트워스 경찰이 아닌 외부의 독립 기관이 사건의 조사를 맡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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