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카스 출고가 4.7% 인하…6개월만에 원상복귀, 왜?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 2019.10.14 10:32

(상보)'테라' 인기에 점유율 방어 목적?…4월 가격인상 등 가격 정책 패착 지적


오비맥주가 카스 가격을 인하키로 했다. 내년 시행 예정인 종량세가 확정되면 맥주 세금이 낮아질 예정임에 따라 선제적으로 가격을 조정한다는 취지다. 지난 4월 카스 등 주요 맥주 가격을 인상한지 6개월 만에 원상 복귀하는 수준이어서 오락가락하는 가격 정책에 대한 뒷말이 나온다. 특히 오비맥주가 가격을 인상한 사이 하이트진로의 맥주 신제품 '테라'가 인기를 끌면서 점유율 방어를 위한 자구책이란 시각도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8월 카스 맥주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행사를 진행한 적도 있다.

오비맥주는 21일부터 카스 맥주 전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4.7% 인하해 2020년 말까지 인하된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 기준으로 출고가가 현행 1203.22원에서 1147원으로 4.7% 내리게 된다.

앞서 오비맥주는 지난 4월 카스 병맥주(500ml) 출고가를 1147원에서 1203.22원으로 인상하는 등 주요 맥주 출고가를 평균 5.3% 올린 바 있다.

오비맥주가 가격 인하를 단행하는 것은 내년 시행되는 종량세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맥주 세금 체계를 현행 가격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에서 양과 도수를 기준으로 하는 종량세로 전환키로 했다. 이에 따라 맥주 세율은 일괄적으로 1ℓ당 830.3원이 부과된다. 국산 캔맥주(500ml) 평균 기준으로 세금이 약 207원 하락하는 셈이다. 국내 맥주 1위인 오비맥주는 세금이 줄어드는 만큼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으로는 흔들리고 있는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올 들어 국내 맥주시장은 신제품 인기와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인한 수입맥주 성장 둔화 등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3월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신제품 '테라'는 출시 100여일만에 1억병이 판매되는 등 주류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테라의 인기로 하이트진로 맥주 시장 점유율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마트, 편의점 등 소매판매 기준 2분기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은 19.8%까지 올랐다. 1분기 16.8%에 비해 3%p 높아졌다. 반면 오비맥주 점유율은 같은 기간 51.9%에서 50.7%로 1.2%p 낮아졌다. 유흥채널 판매까지 감안하면 하이트진로의 점유율 상승 폭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오비맥주는 앞서 지난 8월 한달여간 한시적으로 카스, 필굿 등의 제품 출고가를 인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약 6개월 사이 가격을 4번 조정한 셈이 된다. 오비맥주의 오락가락 가격정책은 주류 도매상들의 반발 등 잡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류 시장은 주류 도매상을 통해 도소매 시장으로 판매되는데 인하 전 가격으로 구매한 재고가 있는 도매상들은 출고가 인하가 달갑지 않아서다. 실제 지난 8월 한시적 가격인상때도 도매상들이 카스 보이콧에 나서는 등 갈등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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