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드럭]간염예방 접종했는데 '헌혈금지', 왜?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 2019.10.09 14:44

#서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강모씨(35)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B형간염 항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와 B형간염 예방접종을 맞았다. 일주일 뒤, 회사에서 진행하는 ‘사랑의 헌혈’ 캠페인이 열렸고, 강씨는 봉사활동을 한다는 마음으로 적극 나서 헌혈을 마쳤다. 헌혈 당시 간호사가 약물 복용 여부를 물었지만 예방백신은 약이 아니라는 생각에 "없다"고 답했다.

헌혈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동으로 매년 200~300만명의 건강한 사람들이 사랑의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수혈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헌혈이 가능한 사람을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헌혈금지 약물’ 복용 여부다.

보건당국은 수혈자에게 기형아 출산 등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약을 ‘헌혈금지 약물’로 지정하고 있다. 헌혈금지 약물에는 건선치료제인 아시트레틴, 여드름치료제 이소트레티노인,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두타스테라이드·피나스테라이드 등이 있다.

아시트레틴의 경우 기형발생 우려로 임부뿐만 아니라 임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여성에게 사용해서는 안된다. 만약 이 성분이 들어있는 약을 복용했다면 최소 3년이 경과할 때까지 헌혈을 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과 동시에 섭취한 적이 있다면 평생 헌혈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에탄올과 아시트레틴 성분이 만나면 원래 성분보다 약효가 오래가는 에트레티네이트 성분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건선치료제 성분으로 사용됐던 에트레티네이트의 헌혈금지 기간은 ‘평생’이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두타스테라이드, 피나스테라이드도 헌혈금지 약물 중 하나다. 이 두 성분은 모두 소아 또는 여성에게 사용해서 안되는 약으로 태아 기형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약의 헌혈금지기간은 각각 6개월, 1개월이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여드름 치료제 성분인 이소트레티노인도 기형아 유발 가능성이 높은 약물 중 하나다. 이 약을 복용하는 중에 임신할 경우 투여용량이나 투여기간에 상관없이 기형아 유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다. 따라서 이 약을 복용했다면 최소 한 달이 지난 후 헌혈을 해야 한다.

B형간염, 인플루엔자 백신 등 예방백신 성분에 노출 될 경우에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짧게는 24시간에서 길게는 1년까지 헌혈을 하지 않아야 한다. 흔히 감기약 처방에 많이 사용되는 아스피린도 주의가 필요하다. 아스피린은 혈액이 응고되는 것을 막는 특성이 있는데, 이 성분이 들어있는 혈액이 피를 많이 흘린 수혈자의 지혈을 방해해 과다출혈을 유발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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