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공정·포용 경제보다 '역동적 경제' 앞세웠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9.10.08 15:53

[the300]국무회의서 "기업 애로 해소·민간 활력" 강조.."속도 내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차를 마시고 있다. 2019.10.08.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dahora83@newsis.com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네 바퀴'는 흔히 일자리경제-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로 집약된다. 집권 후 2년, 어느 것이 먼저냐 왜 어떤 것은 잘 안되느냐 등 논란도 많았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역동적 경제"를 경제정책의 궁극적인 목표 격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정부는 경제 역동성을 높이는데 특별히 역점을 두고 신성장 동력 창출과 경제 활력 제고에 매진하고 있다"며 "역동적 경제로 가려면 무엇보다 민간의 활력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 '역동'을 네 차례 언급했다. 각각 "경제 역동성" 2차례, "역동적 경제" 2차례다. 활력(2회), 규제(2회)가 뒤를 이었다. 문 대통령이 그동안 역동성을 강조한 건 주로 해외 정상회담에서 상대국을 높이 평가할 때나 우리 국민들의 역동성을 언급할 때다. 경제 메시지로 역동성을 말한 건 이례적이다.

대통령의 '인식'과 '반응성'이 주목된다. 미·중 무역분쟁과 이에 따른 우리 수출의 타격 등 대외 여건상 어려움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달라진 것은 이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다.

문 대통령은 8월13일 "대외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됐으나,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성장세는 건전하다"고 밝혔다. 고용지표 개선, 무디스·피치 등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높이 평가한 점을 들었다. 당시 일본의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에도 자신감을 강조했던 데 비해 이날 경제의 역동성과, 이를 위해 민간의 활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경제 여건을 무겁게 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경제단체장들을 만나 "세계경제 하강이 국제기구나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역동적 경제'를 자리매김한 수준도 눈에 띈다. 공정경제, 포용적 성장 등 경제정책의 핵심 화두를 모두 역동적 경제를 위한 방안으로 놓았다.

이날 "대중소 기업 상생과 노사협력 분위기를 조성하고 공정경제 생태계를 실천하는 것도 경제 역동성을 위한 환경과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포용성 강화로 양극화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 통합의 기반을 강화하는 것도 지속 가능한 역동적인 경제로 나아가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반응성 면에서는 4일 경제단체장들과 청와대 간담회 직후 역동성 메시지가 나온 게 주목된다. 청와대는 당시 문 대통령이 '경청'에 집중했다며 간담회 결과 브리핑도 하지않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날 수렴된 의견을 점검, 대통령의 경제 메시지에 투영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노동시간, 규제개혁, 일본 수출보복 대응 등 세 분야에 걸쳐 경제 활력을 강조했다. 이들 영역에서 국회 입법만 기다리지 말고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먼저 해달라고 국무위원들에게 당부했다. 규정의 적극적 해석, 지침 개정 등이다. '속도'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주52시간제 확대적용과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조속한 입법"과 함께 정부 차원 대책을 미리 모색하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 혁신에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며 데이터 3법 등 핵심 규제개혁 법안의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7월4일 시작된 일본의 수출보복이 오는 11일로 100일이 되는 데 대해 "도전을 기회로 만들어 우리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된다면 우리 경제의 체질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더욱 속도를 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역동적 경제론'이 기업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민간의 활력을 위해 규제정비 등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정책만으로 보장할 수 없는 영역도 있다. 고령화와 같은 구조적인 요인은 단시간에 해결하기 어렵다. 미중 갈등은 아예 우리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사안이어서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 2019.10.08.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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