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SLBM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이전 탄도미사일 발사 때와는 차원이 다른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오전 7시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미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면서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극성 계열로 추정되며, 최대 비행고도는 910km이고 거리는 약 450km이다"고 발표했다.
군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일 것으로 보고, 2015년 북한이 처음 공개한 '북극성'계열 SLBM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2일 국정감사에서 "현재까지 북극성이 개발된 것은 대략 1300여km 정도의 거리를 가지고 있다"면서 "오늘 발사는 고도를 올리고 거리를 450km정도로 줄여서 발사했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SLBM 추정 발사체는 올해 들어 10차례 발사한 사거리 1000km 이하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Short-Range Ballistic Missile)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다.
SLBM은 기본적으로는 핵무기를 탑재해 다른 국가를 공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과 유사하지만, 명중률이 조금 떨어지고 탄두가 작아 위력이 약하다.
하지만 핵무기를 탑재해 1개 도시 이상의 광범위한 구역을 파괴할 수 있으며, 잠수함에서 발사되기 때문에 발사 위치를 추적하기 어려워 선제공격이나 미사일의 요격이 힘들다. 때문에 SLBM을 운용하는 국가가 상대 국가를 핵으로 선제·보복 타격하고자 할 경우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다.
원래는 정확도 문제로 두꺼운 방호벽으로 보호받는 핵미사일 사일로(지하 격납고)나 지하 전쟁지휘소 등 정확한 타격 없이는 파괴가 불가능한 '하드 타겟(Hard Target)'에는 사용되지 않았으며, 대도시·산업기반시설 등 '소프트 타겟(Soft Target)'에 보복공격수단으로 취급됐다.
하지만 GPS 등 항법장치의 발달로 미사일의 정확도가 크게 올라가면서, '하드 타겟'에도 선제공격이 가능해져 현재는 가장 강력한 핵 전쟁 수단으로 취급받고 있다. 핵 보유국 중 영국은 아예 지상 기반 전략 핵투발수단을 모두 폐기하고 SLBM만을 운용할 정도다.
처음으로 SLBM 개념을 창안해 낸 것은 나치 시절 독일로, 현재는 미국의 트라이던트Ⅰ·Ⅱ나 러시아의 불라바(Bulava) 등 강대국에서 SLBM을 운용한다.
만약 이번 미사일이 북한의 2015년 5월부터 2016년 8월까지 4차례 감행한 SLBM 시험발사에 사용된 2000t급 잠수합이 아니라 3000t급 잠수함에서 발사됐다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지난 7월 23일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잠수함을 시찰하는 사진을 공개했는데, 해당 사진의 신형 잠수함은 기존의 2000t급 SLBM 잠수함보다 훨씬 커 3000t급으로 추정됐다.
3000t급 잠수함은 항속거리를 늘리는 데도 훨씬 이점이 많아, 이번 북한이 공개한 3000t급 잠수함의 모델로 알려진 구소련의 골프급 잠수함의 항속 거리는 1만7600km에 달한다. 이날 SLBM이 신형 잠수함에서 발사됐다면 미국 본토 서해안과 북한의 거리가 1만 km정도이고, 2일 북한이 발사한 SLBM의 초기 모델이 1500~2000km의 사거리를 갖는 것을 고려할 때 북한은 미 본토를 '아무도 모르게'접근한 후 타격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 이번 개발이 기정사실화될 경우 북한은 초강대국들이 보유한 '3대 핵전력'중 2개를 갖게 된다.
냉전 시대에 등장한 개념인 '3대 핵전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를 말하는데 이미 ICBM 개발에 성공한 북한은 이번 SLBM 시험 발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제사회에 더 큰 위협을 가져다 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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