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기업 '포에버21' 파산…영원하지 못했던 성공신화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김수현 기자 | 2019.10.01 10:33

위기설 포에버21 파산보호 신청…전세계 350개 매장 구조조정 계획
허드렛일로 종잣돈 모은 설립자…한인 첫 '美 100대 부자' 신화도 끝

/사진=AFP통신
미국의 대표적인 패스트패션 업체이자 교포기업인 '포에버21'이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갔다. 최신 패션을 빨리 그리고 싸게 공급하며 세계적인 의류업체로 성장했지만, 전자상거래 확대 등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한국 출신 이민자의 성공신화도 일단 막을 내리게 됐다.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포에버21이 이날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파산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라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챕터 11은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을 즉각 청산하지 않고 파산법원의 감독 아래에 영업과 구조조정을 병행하면서 회생을 시도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포에버21은 전 세계 815개 점포의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포에버21은 "일단 미국 내 178개 점포를 폐쇄하기 위해 승인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캐나다, 아시아, 유럽 시장에서도 철수할 예정이며 이렇게 문을 닫는 매장이 350여개에 이를 전망이다. 직영점이 아닌 매장 소유주가 운영하는 미국 내 수백개 점포와 멕시코, 라틴 아메리카 점포, 웹사이트 운영은 계속된다.

포에버21은 구조조정을 위한 자금 3억5000만달러(약 4200억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채권자들로부터 2억7500만달러, TPG식스스트리트 파트너스와 관련 펀드 등에서 7500만달러를 끌어왔다.

◇허드렛일로 모은 종잣돈=포에버21은 1981년 한국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에 이민 온 장도원·장진숙 부부가 설립했다. 장씨 부부가 1984년 로스앤젤러스 피게로아 거리에 연 '패션 21'이라는 이름의 의류판매장이 모태가 됐다. 83㎡ 크기에 불과했던 이 작은 가게가 나중에 '영원한 21세를 위한 옷'이라는 뜻을 가진 글로벌 의류업체로 성장했다.


장씨 부부는 옷가게를 차리기 위해 허드렛일을 마다치 않았다. 주유소 종업원과 건물 경비원, 접시닦이 등으로 모은 돈이 종잣돈이 됐다. 이후 포에버21일 성장하면서 장씨 부부는 자산이 수조원에 이르는 억만장자로, 미주 한인 최초 미국 100대 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경영 환경이 바뀌면서 포에버21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몸집이 비대해지면서 최신 유행을 선도하지 못했고,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매장 규모를 넓히는 등 많은 투자를 했는데, 전자상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수익률이 떨어졌다. 재무구조도 약해졌다.

린다장 포에버21 부회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6년도 안 되는 기간에 7개국에서 47개국으로 뻗어 나갔는데 그 때문에 되레 많은 문제가 닥쳐왔다"면서 "매장 방문객이 줄고 온라인으로 중심으로 소매 산업이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파산보호) 상황을 단순화하고,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하는 쪽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회생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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