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땅에 의사 1명… 美 도시·지방 의료격차 심각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19.09.30 13:20

의료인 절대 부족·고령화까지 더해… WP "향후 10년 내 지방 의사 23%↓"

/사진=AFP
미국 도시와 지방 간 의료격차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의료인 수 부족에 고령화까지 진행되며 지방 종사 의료인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방 의료사막지대에서는 의사 한 명이 1만1000제곱마일(약 2만8500㎢)을 담당한다"며 미국 농촌 지역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집중 조명했다. 이는 경기도(1만171㎢)와 강원도(1만6875㎢) 면적을 합친 것보다 넓다.

WP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는 현재 지방의 약 80%를 '의료취약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곳의 인구는 미 전역의 20%에 해당하지만, 의료인 수는 10%에 못 미친다. 예를 들어 텍사스주(州)의 254개 카운티 중 159개에는 일반 외과의사(general surgeon)가 없고, 121개는 전문의가 없으며, 35개는 아예 담당 의사가 한 명도 없다. 이중 30개가 넘는 카운티는 단 한 명의 의사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지방 의료인의 고령화 역시 문제다. WP에 따르면 미국 지방 의사는 도시 의사보다 평균적으로 3살이 많으며, 절반이 50세 이상, 25% 이상이 60세 이상이다. 보건 당국은 향후 10년 내에 도시 의료인 수는 큰 변동이 없는데 반해, 지방 의료인 수는 23%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료인이 워낙 적다보니 의사 한 명이 여러 중요 직책을 겸임하는 경우도 많다. 텍사스주 큐버슨 카운티의 68세 에드 가너 의사는 큐버슨 카운티 의료실장, 인근 이민자보호소 내과 과장, 보건소장, 큐버슨 구립병원장, 구립병원 응급센터장 등을 맡고 있다. 41년 동안 가정의학과 의사로 일해온 그는 엘파소 동부의 카운티 3곳을 홀로 담당한다. 이 곳을 모두 합치면 메릴랜드주 면적(약 3만2000㎢)과 비슷하다.


가드너는 간호사 1명과 보조의사 2명과 함께 매일 2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한다. 큐버슨 병원은 5년간의 구인 끝에 최근 의대를 갓 졸업한 신입 의사를 구했으나, 아직 그는 최종 면허를 받지 않은 상태다.

WP는 가너가 개인 진료 약속을 잡는 날이면 160km 넘게 이동해야 한다며, 이같은 날에는 카운티의 유일한 의사마저도 자리를 비우게 된다고 전했다. 가너는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저는 죽었을 것이다. 80세까지는 일해달라'는 환자의 말에 "적어도 70세까지는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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