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분양가 통제하자 쓱 높아진 강남 아파트 옵션가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19.09.24 17:22

'래미안 라클래시' 안방 붙박이장, 7월 분양 서초그랑자이의 3배

편집자주 | 정부가 지난 8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 계획을 내놓은 이후 신축, 구축, 재건축을 가리지 않고 서울 집값이 오르고 있다. 시세차익을 노린 청약 대기 수요로 전세시장도 들썩인다. 소급적용 논란, 공급부족 우려 등이 불거지고 정부부처간 시각차도 감지되는 상황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실행에 옮겨질 지 주목된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을 앞두고 밀어내기 분양에 나선 단지들의 분양가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결정됐지만, 발코니 확장 등 유상 옵션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상옵션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심사 대상에서 제외되고 시공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결국 분양가가 통제돼도 소비자 이익은 크지 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라클래시’의 발코니 확장비(전용 84㎡ 기준)는 1930만~1989만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지난 7월 서초구 서초동에서 GS건설이 분양한 ‘서초그랑자이’ 발코니 확장비 1290만원은 물론 5월 방배동에서 분양한 ‘방배그랑자이’ 1050만~1100만원을 크게 웃돈다.

발코니 확장 외 소비자 대부분이 채택하는 옵션인 시스템 에어컨(전실기준)도 차이가 난다. 서초그랑자이의 시스템 에어컨 설치비는 693만원인데 라클래시는 810만원이다. 방배그랑자이는 에어컨 3개는 무상으로 설치해 주고, 방 1개 추가설치 시 비용으로 186만원을 책정했다.

안방 붙박이장 설치비는 라클래시와 서초그랑자이가 3배가량 차이가 난다. 서초그랑자이의 안방붙박이장 옵션가는 206만원인데 반해 라클래시는 732만원이다. 욕실, 수입 주방가구 옵션 등에서도 라클래시의 설치비가 월등히 높다. 라클래시의 유상 옵션을 모두 선택할 경우 청약 당첨자 부담은 총 8373만원까지 늘어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옵션가가 다른 단지에 비해 비싼 것은 사실이나 고급화를 많이 꾀했다”며 “옵션가 책정은 분양가 상한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옵션가 상승은 예상됐다는 반응이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예고하고 분양가 통제가 이전보다 강해진 상황에서 사업수지를 맞추려면 옵션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라클래시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750만원으로 서초그랑자이와 방배그랑자이의 4687만원보다는 비싸지만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저렴했다.

인근에서 2018년4월 입주한 ‘삼성동센트럴아이파크’ 84㎡(이하 전용면적) 매매호가가 24억원이어서 라클래시 3.3㎡당 평균 분양가는 최소 5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방배그랑자이가 상대적으로 싸게 제공한 옵션가도 분양가와 무관하지 않다. 방배그랑자이 3.3㎡당 평균 분양가는 4687만원으로 시장 예상가 4200만~4300만원을 상회했지만, 에어컨 3곳 설치 등을 포함해 빌트인 김치냉장고, 광파오븐, 하이브리드 쿡탑 등을 무상제공하며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분양가에 옵션설치비가 포함되어 있었던 셈이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로 건축비가 통제되면 마감재 질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재건축 조합이나 건설사 입장에서는 옵션을 통해서라도 분양가 하락에 따른 이익감소를 보전하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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