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수입하고 수소차 수출…호주와 수소협력 강화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 2019.09.23 15:51

(상보)한-호주 수소협력 의향서 체결…2030년 '액션플랜' 마련, 구체적 협력방안 모색 계획

서울 여의도 국회 수소충전소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정부가 호주에서 값싼 수소를 안정적으로 수입하고, 우리는 호주에 수소차 승용차와 수소버스를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서울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호주 산업과학혁신부와 '한-호주 수소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체결식에는 정승일 산업부 차관과 매튜 카나반 호주 산업과학혁신부 자원‧북호주 장관이 참석했다.

한국이 올해 다른 나라와 맺은 네 번째 수소협력 업무협약(MOU)이다. 정부는 지난 6월 노르웨이와 사우디아라비아, 7월 이스라엘과 각각 수소 분야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이 중에서도 호주와 하는 협력은 의미가 크다. 호주는 수소 대량생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값싼 갈탄에서 수소를 뽑아내거나 태양광과 풍력 등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해 수전해(전기분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한다. 호주 정부도 이러한 점에 주목해 관련 투자를 확대해 왔다. 생산한 수소를 해외에 수출하겠다는 구체적 사업모델도 그리고 있다.

반대로 한국은 자체 생산하는 수소가 부족해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정부는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 발전용 연료전지 15기가와트(GW) 규모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선 지난해말 13만톤이었던 수소 공급량이 2040년엔 526만톤 수준으로 대폭 늘어야 한다.

수소를 자급하기에 기술·가격적 한계가 있는 만큼 안정적 수소공급 기반 마련을 위해선 해외 수입 병행이 필요하다.

한국이 수소를 수입한다면 호주는 1순위 국가로 꼽힌다. 저렴한 가격에 수소를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지리적으로도 가깝다는 게 강점이다. 이미 일본은 호주에서 갈탄을 기화시켜 만든 수소를 들여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호주 재생에너지청(ARENA)도 '수소수출기회 보고서'에서 한국을 유망한 잠재적 협력 파트너로 분석했다.

박진남 경일대 신재생에너지학부 교수는 "지금은 국내 생산 만으로 수소 수요를 감당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이 커지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우리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국내 생산을 넘어 해외 수입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 입장에서는 한국과 협력을 강화할 경우 한국의 수소차, 연료전지 등 수소 활용 분야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혁신성장 핵심과제로 중점 추진하고 있고, 호주는 한국의 전통적인 에너지‧자원 협력국으로서 양국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양국은 수소분야에서 공동 협력사업을 발굴‧개발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양국의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 실행계획(액션 플랜)'을 수립할 계획이다. 실행계획에는 △협력 원칙 △협력 분야 △구체적 이행계획 △사후 검토 관련 내용 등이 포함된다. 공동 기술개발과 실증, 표준·인증 협력, 공급망 우선순위 설정, 생산물인수계약 등 상세한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양국은 수소 거래에 필수적인 수소 액화 등 저장‧운송 기술을 공동 개발하게 될 전망이다. 수소 대량 도입을 위해서는 가스형태인 수소를 액화 상태로 만들어 배에 실어야 한다. 하지만 수소 액화는 수소를 영하 253도의 극저온 상태로 만들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인 만큼 아직까지 확보되지 않았다.

정부는 한국가스공사를 중심으로 수소 액화기술을 연구개발(R&D) 중인데, 호주와 공동 개발에 성공한다면 실제 거래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한국산 수소차‧버스 등의 수출길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3. 3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4. 4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5. 5 명동에 '음료 컵' 쓰레기가 수북이…"외국인들 사진 찍길래" 한 시민이 한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