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BBC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환경운동가, 현지 주민, 등산객들이 스위스 글라루스 알프스 산맥에 모여 10년 안에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피졸(Pizol) 빙하'를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검정색 옷을 차려입은 행사 참여자들은 해발 2700m까지 올라가 얼마 남지 않은 피졸 빙하의 흔적을 추모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피졸 빙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2006년 이후 본래 면적의 최소 80%가량이 녹아 없어졌다. 1987년에 처음 측정됐을 당시 320m²였던 피졸 빙하의 면적은 2015년 100m²로 쪼그라들었고, 불과 4년이 흐른 현재는 60m²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1500여개의 빙하가 있는 스위스에서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막기 위해 환경운동가들이 은행 건물 입구를 봉쇄하는 시위를 벌였고, 2050년까지 스위스가 탄소중립국이 될 것을 촉구하는 법안이 5개월 만에 12만 명의 서명을 얻아 국민투표에 부쳐질 요건을 충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류가 이제와서 어떤 행동에 나선다 해도 2050년까지 스위스 빙하의 절반은 사라질 것이라는 게 일부 연구진들의 전망이다. 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피졸 빙하도 이미 빙하라 부를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같이 비관적인 전망에도 장례식을 찾은 스위스 시민들은 희망을 얘기했다. 빙하연구가 마티아스 허스는 로이터통신에 "사람들이 지금 당장 행동하기 시작한다면 기후변화의 여러 부정적 영향을 억제할 수 있다"며 "100년 뒤 후손들에게도 스위스의 빙하를 보여주기 위해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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