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6개월 사이 재고 2배…'위기 심상찮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19.09.22 16:54

경쟁력 저하로 최근 내수·수출 모두 줄어...신차 출시 밀리고, 주가는 바닥에

쌍용자동차가 위기다. 신차 경쟁력 등에서 밀리며 판매는 줄고, 재고가 6개월 사이 2배나 늘었다. 더 큰 문제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 외에 당장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쌍용자동차의 차량(제품) 재고자산은 1661억원이다. 지난해 말(838억원)과 비교해 6개월 사이 재고가 2배나 늘었다.

쌍용차의 평균 내수판매 가격이 1대당 약 25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6600여대의 차량이 팔리지 않고 야적장에 쌓인 셈이다. 차량에 원재료 등을 더한 전체 재고자산은 3230억원으로 6개월 전보다 940억원 늘었다. 전체 자산 중 재고가 13.1%에 이른다.

쌓이는 재고에 쌍용차는 지난 7월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고, 8월은 여름 정기휴가로 버텼다. 하지만 결국 노사는 지난 20일 △안식년제 시행(근속 25년 이상 사무직 대상) △장기근속자 포상 중단 △의료비 및 학자금 지원 축소 등 22개 복지 항목을 중단 또는 축소에 합의했다.

노사가 회사의 위기 앞에서 선제적으로 손을 잡았다. 앞서 쌍용차는 임원 20% 축소와 임원 급여 10%를 삭감했다.

쌍용차의 판매 감소는 내수, 수출에서 모두 진행 중이다. 올 1~8월 전체판매량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뜯어보면 위기나 나타난다. 지난 5~8월 넉 달간 판매량은 이전 4개월과 비교해 8.5% 줄었다. 내수는 6.8%, 수출은 15%나 감소했다.


내수를 이끌던 ‘티볼리’, ‘G4 렉스턴’ 등이 경쟁차종의 등장으로 판매가 크게 줄었다. 수출은 주요 판매처인 이란의 무역제재, 신흥국의 자동차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선진국에서는 강화되는 환경규제가 발목을 잡았다.

문제는 당장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경쟁업체들은 신차를 쏟아내고 있는데, 쌍용차는 당장 내년 초 예정된 신차 출시가 하반기 이후로 밀렸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도 쌍용차는 전혀 없다.

액면가 5000원 아래로 내려간 현 주가(20일 종가 3090원)도 문제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로부터 자금 수혈(유상증자)을 받으려 해도 주가가 너무 떨어졌진 상태다.

밖에서 자금을 구하려 하니 올 들어 장·단기차입금이 577억원 늘었다. 쌍용차는 정상화 자금마련을 위해 영동물류센터 등 3곳의 비업무용 부동산도 매각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량이 떨어진 한국GM과 르노삼성이 판매를 늘리기 위해 공격적인 판촉행사를 하고 있다"며 "쌍용차가 현대·기아차의 신차 압박과 한국GM, 르노삼성의 마케팅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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