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사건 유가족 "범인이 양심선언이라도 했으면…"

머니투데이 대구=최동수 기자, 유효송 기자 | 2019.09.20 15:17

민갑룡 경찰청장, 20일 오후 1시 사건 현장 찾아 ""개구리소년 사건 재수사"

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오후 1시 개구리 소년 사건 유골이 발견된 대구시 달성구 와룡산을 찾았다. 왼쪽부터 우철원군 아버지 우종우씨, 민갑룡 경찰청장, 나주봉 전국미아·실종찾기시민모임 회장. /사진=최동수 기자
민갑룡 경찰청장이 "모든 역량을 동원해 범인을 잡겠다"며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전면 재수사를 공식화했다.

민 청장은 20일 오후 1시 개구리소년 사건 유골이 발견된 대구시 달성구 와룡산을 찾아 "첨단 과학기술과 경찰력을 총동원해 유류물을 원점에서 감정하고 분석하겠다"며 "조그만 단서라도 찾아 범인을 검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현장을 찾은 우철원군 아버지 우종우씨(72)와 박찬인군 아버지 박근서씨(67), 김영규군 아버지 김현도씨(73), 김종식군 삼촌 김재규씨(57)를 직접 만났다.

가족들을 만난 민 청장은 시종일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민 청창은 "빨리 범인을 찾아 검거해서 아이들의 원혼을 달래고 유가족의 한을 풀어드렸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마음이 정말 무겁다"며 "한을 풀어드리겠다"고 말했다.

희생자 가족들은 민 청장에게 범인을 꼭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유가족들은 최근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모씨(56)가 붙잡혔다는 소식에 "용기를 얻었다"며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았다.

유가족 우종우씨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를 찾았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수사가 쉽지 않겠지만 범인을 꼭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범인이 양심선언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민 청장은 '(개구리사건 관련) 추가로 파악된 것이 있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사항은 곤란하다"면서도 "여러 제보가 들어오고 있는데 제보와 유류품에 대한 과학적인 수사 등을 바탕으로 재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국 17개 지방청을 중심으로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268건을 추적 중이다.

민 청장은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관점에서 유가족의 한을 풀어드려야 하는 것이 형사의 책임"이라며 "범죄 관련성이 뚜렷하고 수사 가능한 사건에 대해 역량을 더 투입해 전면적으로 수사를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 청장은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검거 등 미제 사건수사를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여론을 환기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음모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민 청장은 "국과수 감정을 보낸 게 얼마 안됐다. 수사 초기단계"라며 "언론사 취재로 알려지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은 대구에 사는 5명의 어린이가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가 실종된 후 11년 만에 유골로 발견된 사건이다. 1991년 3월 26일 사건이 발생해 올해로 28년째를 맞는다. 대구 성서초등학교 우철원(당시 13세)·조호연(12)·김영규(11)·박찬인(10)·김종식(9)군이 희생됐다.

실종사건이 발생하고 연인원 32만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해 아이들을 찾았다. 정부는 현상금 4200만원을 내걸고 복지시설과 무인도 등 14만여곳도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 아이들의 유골은 그로부터 11년 만인 2002년 9월26일 마을에서 약 3.5㎞ 떨어진 와룡산 4부 능선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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