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8세' 헤인즈, 세월의 흐름에 순응... "난 준비가 됐다"

스타뉴스 김동영 기자 | 2019.09.19 18:37
서울 SK 나이츠 애런 헤인즈. /사진=KBL 제공

1981년생. 한국 나이로 39세. 만으로 해도 38세다. 그런데도 아직 KBL 무대를 당당하게 누빈다. 그것도 국내 선수가 아닌 외국인 선수라 더 놀랍다.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지만,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한다. 한국에서의 12번째 시즌을 기다리고 있는 서울 SK의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38) 이야기다.

지난 18일 마카오 탑섹 멀티스포츠 파빌리온 내 연습코트에서 만난 헤인즈는 "좋은 리그에서 오래 뛰어 기분이 너무 좋다. 나도 그만큼 노력했기에 그 결과가 지금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며 "난 여전히 노력을 많이 한다. 팀의 승리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6일 SK와 계약하면서 헤인즈는 2008~2009시즌 서울 삼성에서 데뷔한 뒤 한국에서만 12시즌 연속 뛰게 됐다. 헤인즈를 제외하면 10시즌을 뛴 선수도 없다. 전성기인 20대 중반에 한국과 인연을 맺었는데, 지금은 KBL을 대표하는 '노장'의 반열에도 올랐다. 현역 선수들 중 헤인즈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문태영(41·삼성), 오용준(현대모비스), 전태풍(SK·이상 39) 3명뿐이다. 역대 외국인 선수 득점(1만 381점), 리바운드(4200개) 1위도 헤인즈의 것이다.

헤인즈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와 비교해 지금은 많이 성숙하고 영리해졌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배우면서 그렇게 됐나 보다"며 "어떤 사람들은 내 나이와 같음에도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처럼 살려고 한다. 내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농담은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SK는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헤인즈와 새 얼굴인 자밀 워니(25)로 마쳤다. 200㎝·115㎏의 체구로, 센터치고는 다소 작은 편이나 골밑과 미드레인지를 오가며 준수한 득점력을 보이고, 어시스트 능력도 갖춘 워니는 SK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다. 문경은 SK 감독은 워니를 이번 시즌 '1옵션'으로 점찍었다.

그 동안 어디를 가든 '1옵션' 대접을 받아왔던 헤인즈이기에 이런 상황이 다소 서운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헤인즈는 "그게 뭐가 이상하냐"고 되물은 후 "누가 나가서 뛰든 팀이 이기면 되는 것 아닌가. 선수라면 첫 번째 목표는 당연히 팀의 승리여야 한다. 경기가 잘 안 풀리고 팀이 패하는 것보단 내가 많이 못 뛰어도 팀이 이기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이어 "괜찮다. 난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OK, I`m ready)"는 말과 함께 미소를 지었다.

12시즌을 한국에서 보낸 헤인즈는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있다. 이제는 시즌이 끝난 후 대부분의 짐을 한국에 놔두고 가족이 있는 미국에 갔다 올 정도다. 다시 돌아오겠다는 의지와 확신이 그만큼 강하다.

헤인즈는 "미국에 있는 6살 난 아들과 통화할 때마다 자기도 한국에 가고 싶다고 한다"며 "한국을 너무 사랑한다. 오래 뛴 만큼 KBL의 성향도, 심판들 성격도 잘 안다. 어느 순간 지도자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고 하면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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